서울대 입시 문제점

입력 2001-01-18 14: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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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인원이 줄어들면서 서울대 들어가기가 어려워졌으나 지방과 소외 계층 학생들은 더욱 '좁은 문'이 됐다. 2002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나타난 면접·구술고사 비중 확대, 학생부 세분화 및 비교과 영역 반영 확대 등은 두드러지게 달라진 점이면서 지역적·빈부 차별을 불러올 우려가 큰 부분이다.

▲심층면접=수능시험의 변별력이 극도로 떨어짐에 따라 올해 서울대 등 일부 대학들이 심층면접을 도입했다. 서울대 심층면접은 인문계의 경우 사회적 쟁점에 대한 수험생들의 생각을 묻는 논술 수준이었으며 자연계는 수학, 과학 문제를 주고 풀어본 뒤 면접교수에게 설명하는 편법 지필고사였다. 이같은 경향은 내년 입시에서 더욱 노골화될 전망. 그러나 현재 고교 교육 여건으로는 체계적인 지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5월부터 시작되는 수시모집에는 대비할 시간조차 없다. 서울지역에서는 이미 겨울방학부터 '면접 과외'가 시작됐으며 대학별 면접 경향, 정보 등이 속속 입수되고 있다. 지방은 아직 이같은 분위기 감지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시급하게 대비하지 않을 경우 수도권-지방 수험생간 상당한 점수 차이가 날 수도 있다.

▲학생부=서울대의 경우 30등급을 60등급으로 세분화했다. 이는 고교 내신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지만 결국 과학고, 외국어고, 비평준화지역 명문고 수험생들에게는 유리한 측면이 강하다.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 문이 특목고생들에게 넓어진 대신 일반계고 학생들에게 그만큼 좁아진다는 의미. 예를 들어 서울대 수시모집 경우 학생부로 선발하는 1단계에서 내신비중이 줄고 경시대회 등 비교과 영역이 중시됨에 따라 특목고생들에게는 여유가 생긴 반면 2단계 심층면접에 들어가면 특정 분야에서 깊이있는 공부를 하지 못한 일반계고 학생들은 그만큼 불리하다.▲자기소개서 등=지금까지 수시모집에서 제출해온 자기소개서, 수학계획서 등을 보면 지방 학생들은 교사나 친지 등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쓰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수도권의 경우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 학원강사 등이 전문적으로 대필해 수학계획서 한장 써주는데 100만원 이상이 오가기도 했다. 서울대는 지원자가 직접 쓴 것인가를 확인하겠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가리기는 불가능해 여기서도 차별이 발생할 여지가 크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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