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대목경기, 물가 오히려 하락

입력 2001-01-18 1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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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나흘 앞둔 단대목이지만 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과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는 서민들 모두 꽁꽁 언 경기에 몸을 움츠리고 있다.

특히 백화점, 할인점 등지의 명절 선물 판매장은 기업체들이 단체로 주문하던 특판 실적이 크게 떨어지는 등 예년에 볼 수 없었던 매출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

19일 오전 대구시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오전 경매를 위해 산지 출하자들은 설을 의식, 평소에 비해 사과, 배 등을 2배 가량 내놓았다. 차례상에 올릴만한 15kg 상품 배 한 상자 경락가는 2만5천원 수준. 예년에는 3만5천원 안팎을 족히 받을 수 있었다는 게 상인들의 이야기다.

최근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중도매인들과 소매장들이 설날 특수를 기대하고 배, 사과를 대량 구입했다가 보관을 잘못해 낭패를 본 사람들도 많다는 것.

매천동 농수산물도시시장 주변 한 소매상인은 "설을 앞두고 값이 오르기는 커녕 떨어지고 있다"며 "아무리 설에 음식 준비를 적제 한다고 해도 이런 정도인줄 몰랐다"고 말했다.

칠성시장의 한 소매상인은 "꼭 필요한 제수용품 이외에는 사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경기 침체로 이번 설은 평상비보다 나을 게 없다"고 말했다.

18일 대구시 동구 신암동 수협대구공판장도 분위기도 마찬가지. 도매상인들이 설 특수를 노리고 냉동창고에 비축했던 명태, 조기, 문어, 고등어 등을 쏟아내 품목별 가격이 평소보다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

김의섭 신암동 수협공판장장은 "제수용 수산물 수요가 30% 이상 줄었다는 게 도매상들의 공통된 지적"이라며 "설날을 앞두고 한꺼번에 물량을 확보해 뒀던 상당수 업자들은 상당한 손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지역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체들에도 주류, 생활용품 등 기업체 단체 선물 주문량이 작년에 비해 최고 30%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상품권 판매가 전년 수준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작년 성장률에 비하면 저조하다는 게 백화점 관계자들의 설명.

대표적인 명절 주류인 경주법주의 경우 설판매목표량을 30만상자로 잡았으나 17일까지 판매목표의 70%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계완기자 jkw6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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