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석유수출국기구)는 다음 달부터 원유 생산을 하루 15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17일 공식 발표했다. 세계 석유 공급의 5분의 2 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OPEC의 산유량은 이로써 하루 2천670만 배럴에서 2천520만 배럴로 5% 줄게 됐다. OPEC의 감산 결정은 하루 170만 배럴을 줄인 1999년 3월 이후 2년만에 처음이다.
로드리게스 OPEC 사무총장은 이라크가 대금 결제방식에 반발해 이미 석유수출을 하루 170만 배럴 줄이고 있는 점과 관련, "이라크가 수출을 200만 배럴씩 늘릴 것이란 전제 아래 이번 감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가 언제 석유 수출을 정상화시킬지는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과 EU(유럽연합)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OPEC에 감산을 단계적으로 해 달라고 요구해 왔으며, 석유시장 관계자들은 OPEC의 이번 감산 조치가 소비자에게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런던의 세계 에너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감산 여파로 올 1/4분기 유가가 서부텍사스 중질유 경우 배럴당 28달러 내외, 북해산 브렌트유는 25.50달러 수준에서 각각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유가는 서부텍사스 중질유는 29.35달러, 브렌트유는 24.77달러였다.그러나 OPEC는 17일 빈에서 회원국 임시 각료회담을 마친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3월 정례 각료회담에서 필요할 경우 추가 감축을 모색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이란은 50만 배럴 추가 감축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