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는 17일 서로를 비난하며 가시돋친 설전을 벌였다. 의원 임대와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 문제가 HC 대 JP, 개인의 감정싸움이 돼버린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김 명예총재의 텃밭인 대전에서 '민주당 의원 3+1 꿔주기'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고 김 명예총재는 장재식 의원 입당 환영식에서 "야당이 왈가왈부할 성격이 아니다"며 이 총재를 비난했다.
대전자유총연맹 강당에서 열린 '김대중정권 규탄대회'에서 이 총재는 "김 대통령으로부터 의원을 빌려온 자민련은 이제 민주당 곁방 노릇으로 전락, 충청민의 자긍심을 짓밟았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또 "총리나 장관직 몇 자리 얻는 'DJP 공조'는 인정할 수 없다"면서 "4명을 다시 돌려보내는 것이 자민련이 충청에서 명맥을 유지하는 길"이라며 원상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이어 김원웅 대전시지부장과 신경식 충북도지부 위원장도 "DJP공조는 늙은 곡예사의 추한 몸부림"이라고 비꼰 뒤 "김종필은 이미 끝난 사람이다. 17석이 됐으면 자숙해야 한다"며 JP를 비난했다.
자민련 김 명예총재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다. 이날 당사에서 열린 장 의원 입당환영식에서 이 총재를 겨냥, "자민련은 이미 법적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만큼 야당이 왈가왈부할 성격이 아니다"며 "이회창씨가 그런 문제를 탁 터주었으면 우리정치가 나아질텐데…"라고 말했다.
또 "나라가 잘 되려면 야당이 건전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야당은 지나치다. 집권당을 이기려고 사사건건 덤비면 안된다"고 말한 뒤 의원 이적에 대해 "남의 당 일을 탓하고 비난하고 유린하려는 발상을 버려줬으면 한다"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장 의원도 입당 인사말을 통해 "국회 예결위원장으로서 예산심의를 하면서 야당 때문에 국정운영에 혼란을 겪는 것을 보고 비분강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