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송곳대치로 공적자금 및 한빛은행 국조 청문회가 정치공세장으로 전락, 정회와 산회를 거듭했
다. 16일 시작된 공적자금 청문회는 증인신문 방식을 두고 여야가 격돌, 파행을 겪었고 한빛은행사건
청문회는 핵심증인인 박주선 의원이 불참, 맥빠진 청문회가 됐다.
○…공적자금 청문회는 증인신문 방식을 두고 당초 여야 합의대로 '합동 신문'을 하자는 한나라당과 '
개별 신문'을 하자는 민주당이 맞서 회의시작 후 50여분만에 정회가 선포됐다. 민주당 강운태.정철기
의원 등은 "한보 사건과 옷로비 사건 등 과거 청문회에서 보듯 증인별로 집중 신문을 해야 효율성이
높다"며 개별신문을 고집했다.
반면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 등은 "한빛청문회도 한꺼번에 출석시키고 있다"며 "개별 신문을 할 경우
의원 1명당 하루 15~20분 밖에 배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진실을 밝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당은 잇따라 간사접촉과 대책회의를 열고 '청문회 일정 중 4일 일괄 신문, 전.현직 재경부 장관과
금감위원장은 개별 신문을 하자'는 쪽으로 절충했으나 민주당 지도부가 '16일 일괄 신문, 17일 이후 2
개 그룹 분리 신문'입장을 고수,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17일 민주당이 양보를 하지 않을 경우 향후 청문회에 불참키로 하고 그동안 축적
된 자료를 토대로 국회에서 언론 브리핑을 가졌다. 이상득 의원은 "당초 여야가 합의한 증인신문 방식
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매일 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한빛은행 청문회는 16일 종료 하루를 남겨놓고 사실상 파장 분위기가 역력했다. 참고인인 박주선
의원이 불참한 것을 놓고 여야가 설전을 벌이다 정회하는 진통을 겪었다. 한나라당 정형근.김문수 의
원 등은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박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지만 동료의원임을 감안, 참고인으
로 했는데 지역구 사정이라며 청문회에 불참한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발했다. 1시간만에 속개된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최광식 전 사직동팀장 등을 상대로 "청와대 박주선 전
법무비서관의 지시로 이운영 전 신보기금 영동지점장에 대한 내사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며 보복수사
가능성을 집중 추궁했으나 최씨 등은 "통상적인 업무활동의 일환이었다"며 외압을 부인했다. 또 처음
내사를 시작한 이기남 전 사직동팀 조사반장도 "선후배들을 통해 자체 입수한 첩보를 통해 내사에 착
수한 것"이라며 상부 압력설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