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치, 이젠 '과거'에서 벗어나자

입력 2001-01-17 21:01:00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권은 민생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했 다. 이에 화답을 하듯 검찰은 소위 '안기부예산 선거자금 지원'에 대한 수사방향 을 돈만 받은 정치인은 조사하지 않고 "자금을 조성·분배에 관여한 라인만 소환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경제는 위기에 빠져있는데 정치는 싸움만 하고 있나하는 국민의 소리에 부응한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소위 안기부자금이라는 것 이 날이 갈수록 확실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물론 검찰은 안기부의 지출결의 서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지만 상식적으로 한 기구의 예산 의 5분의 1을 다른 곳에 쓰고도 괜찮은 기구가 어디 있으며 또 국회에는 이를 심 의하는 정보위가 있는데 이렇게 허술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김영삼 전대통령의 정치자금이 당시로서는 가장 안전한 안기부에 돈세탁을 한 것이 아니냐 하는 주장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만약 이런 주장대로 단순히 정치자금이 라면 이 문제는 즉시 끝내고 민생으로 돌아가야 한다. 왜냐하면 김대중 대통령도 98년 정치자금법 개정(97년 11월) 이전의 정치자금은 불문에 부치기로 했으며 이 는 국민적 합의도 얻은 사안이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과거'에 묻혀있을 것인가. 그러나 현재로서는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듯이 이는 국가 예산을 유용한 것이며 특히 김 대통령이 지적했듯이 '공산당을 잡을 돈'이 아닌가. 수사를 하지 않을 수 는 없다. 결국 핵심은 안기부자금이라는 것이 과연 검찰의 주장이 맞는지 야당의 주장이 맞는지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동안 우리의 검찰이 정치적 성격이 짙은 사안에 관한 한 공정성과 형평성에서 국민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벌써 이 문제도 여야에 의해 정치적 사안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결국 해답은 특 검제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비록 특검제가 미국에서는 그 실효성이 낮다고 해도 우리와는 사정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우는 검찰의 독립이 거의 보장되어 있으므로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을지 모르나 우리는 검찰의 독립성 문제가 늘상 문제가 되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야당도 이 점을 인정하고 특검제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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