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돈 특검통해 규명

입력 2001-01-16 15:20:00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연두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지난 총선에서 사용한 자금중에 안기부 예산이 혼입돼 있는지를 알 수 없다"며 "확실히 수사할 수 있는 특검을 통해 진상을 밝힌 뒤 그 결과에 대해 여야 모두 국민들에게 고해성사하자"고 거듭 제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특검제가 진상을 규명하기 보다는 의혹만 키워왔다. 강삼재 의원 등을 검찰에 자진 출두시킬 용의는 없는가.

▲검찰이 중립을 유지해 왔다면 특검제의 '특'자도 꺼내지 않고 모든 수사에 응했을 것이다. 특검의 성과가 없었던 게 아니다. 옷로비 사건과 관련, 특검의 수사결과를 일반 검사들이 뒤집었으나 법원이 특검수사 대로 이를 다시 뒤집었지 않았는가. 또한 우리 당은 특검제 미비점을 보완한 법안을 이미 국회에 제출해놓고 있다-15대 총선자금과 관련, 김영삼 전대통령 측과 갈등이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

▲어떠한 갈등도 없다. 그리고 총선 자금에 안기부 예산이 혼입된 것을 알고 있다면 당당히 밝혔을 것이다.

-4년 중임제와 정.부통령제, 내각책임제 등 개헌론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

▲개헌론 자체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으며 특히 4년 중임제의 경우 5년 단임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권의 개헌론은 정계개편을 발판으로 야당을 갈등시키겠다는 의도다. 그동안 9차례나 개헌돼 누더기가 된 만큼 가능한한 헌법을 존중해야 한다.

-자민련에 대해 언제까지 교섭단체로 인정하지 않을 것인지, 인정한다면 전제조건은 무엇인가.

▲형식적인 합법주의 입장에선 자민련이 교섭단체가 된 게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진실로 의회주의를 파괴한 것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의원들을 장기판의 졸처럼 해서는 안된다.

-검찰수사 불인정에 따른 검찰 불신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

▲검찰 전체를 부인하거나 매도하지 않는다. 많은 검사의 양심과 소신을 믿으나 정치검찰이 검찰을 멍들게 하고 있다. 특검제가 유일한 대안이다.

-김정일 위원장 서울방문에 대한 한나라당 입장은.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간 새로운 대화가 시작됐다. 김 위원장이 방한하는데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의미로 오느냐가 중요하다. 6.25, 아웅산 테러문제에 대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고 사과표시가 있어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과 이 총재간 인식차이를 줄일 가능성은 없나.

▲민생경제 관련 중요 법안을 통과시켜주지 않은 것은 없다. 할 수 없는 법안이나 도저히 주장할 수 없는 억지를 내놓을 때 반대했다. 협력할 일이 있으면 협력했다. 정말로 대화로 풀고 야당 입장을 이해하고 여야합의로 접점을 찾아내야겠다고 생각하면 못할 것이 없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입장은.

▲시대상황에 따라 개정 필요성이 있다. 국보법은 만고불변의 법이 아니다. 그러나 당장 개정하지 않더라도 적극적 해석으로 무리없이 운용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개정하자고 하면 국론분열 우려만 높다.

-청와대 회담 정례화는 가능한가

▲정례화가 가능할 지 의심스럽다.

-YS와 만날 용의는.

▲지금 김 전 대통령과 만난다면 안기부 사건과 공동전선을 편다는 억측이 있을 것이다. 시기를 봐서 많은 정치경륜자와 만나 좋은 의견을 들을 것이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