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안기부 돈 공세

입력 2001-01-16 00:00:00

안기부자금 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연이어 '호재거리'가 불거지면서 공세에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우리는 순차적으로 공격할 태세를 다듬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96년 총선에 92, 93년 안기부 불용예산이 지원됐다는 16일의 일부 언론보도는 민주당에 더없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돼온 안기부 지원자금의 성격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야당의 안기부 자금 성격논쟁을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것이라며 일축했지만 속으로는 전전긍긍해 왔다. 과거 관행상 96년 총선지원 자금이 '통치자금'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대변인은 이날 "이번 언론보도로 그동안 일관되게 안기부 자금은 예산이었다는 우리의 주장이 정당성을 얻게 됐다"며 "한나라당은 이제 불필요한 논쟁을 그만두고 관련자들을 검찰에 출두시켜야 할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또 구여권 인사 일부가 안기부 고위간부에 정치자금을 노골적으로 요구해 왔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보도로 인해 구여권 인사가 다수인 한나라당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김중권 대표 주재로 열린 당 4역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민주당은 "안기부 지원자금이 예산이라는 점이 명백해진 만큼 한나라당은 더이상 국민을 혼란시키는 대중집회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 이회창 총재에 대해서도 "더이상 방탄국회와 장외집회를 열어 야당탄압으로 몰고 갈 것이 아니라 국민앞에 떳떳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강삼재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수순에도 돌입했다. 13일 출국한 이만섭 국회의장은 물론 부시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20여명의 소속의원들에게 오는 28일까지 귀국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구체적인 행동돌입을 통해 야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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