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김치수 문학세계 조명

입력 2001-01-15 14:09:00

소설가 박완서, 문학평론가 김치수씨의 문학 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한 비평집이 나란히 나왔다.

박완서 문학 30년 기념비평집인 '박완서문학 길찾기'(이경호 권명아 엮음, 세계사 펴냄)와 '김치수 깊이 읽기'(정과리 엮음, 문학과 지성사 펴냄). 이들이 각자 걸어온 문학의 길을 촘촘히 되짚어본 이 책들은 학계의 중진.소장학자들과 평론가들이 두 사람의 문학적 성과에 대해 세밀하게 짚어보고 힘을 실어주거나 때로는 비판한 비평들을 한자리에 모아 엮었다.

박완서씨의 웅숭깊은 문학세계 30년을 조망하고 성찰한 '박완서문학 길찾기'는 그의 삶과 문학을 아우르고 있다. 한국문학에서 박완서 소설이 차지하는 위상을 총체적으로 점검한 '작가론', 페미니즘과 분단문학의 관점에서 박완서 소설세계를 살펴본 '주제비평' 등이 눈길을 끈다.

또 중.장편소설 작품론과 에세이와 언어적 성격을 분석한 글들, 작가 인터뷰, 문학적 연대기도 작가의 문학세계를 조망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누락되었거나 바르게 정리되지 못한 '작가.작품연보'와 '작품목록' '참고문헌목록' 등 박완서 문학 읽기를 위한 기초자료인 작가연구자료를 새롭게 가다듬어 수록했다.책을 엮은 이경호씨는 박완서 문학에 대해 "협량한 여성문학을 넘어서는 페미니즘과 풍속문학, 전쟁의 참상과 아픔을 해부하는 분단문학 등 폭넓은 주제의 지평을 열어가면서 그때마다 적실한 문체로 촘촘하면서도 역동적인 서사의 얼개와 날카로운 심리묘사를 구체적인 작업성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치수 깊이 읽기'는 비평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지 35년을 넘어선 그의 비평세계를 반추하는 기회다.

비평의 궤적을 되돌아본 자전 에세이와 후배 비평가들과의 대화록, 문학과 사회, 삶에 대한 이런저런 발언을 정리해 1부에 담았다. 2부에는 '분석 정신과 열린 사유-김치수의 비평을 비평한다'는 타이틀로 김현 김병익 신동욱 조남현 성민엽 우찬제 이광호씨 등 동료, 후배 평론가들이 통째로 보거나 바투 읽기를 통해 그의 비평의 속살을 하나씩 벗겨내는 비평의 비평을 시도하고 있다.

또 3부에는 벗과 동료, 제자 등 주변인물들이 청년시절부터 그를 곁에서 지켜보며 느낀 김치수의 인간적인 면모 등을 정리해 '김치수를 영원히 기억하기'라는 제목으로 묶었다.

정과리씨는 "분석정신과 열린 사유를 공유한 비평가로 평가받는 그는 곁에 앉은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문체와 텍스트의 세밀한 흐름들까지 속속들이 짚어나가는 섬세함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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