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포항화재, 설밑 경종 삼아야

입력 2001-01-11 00:00:00

포항의 대형할인점 '세라프' 화재참사는 설밑 대목을 앞두고 인파가 붐비는 시장.백화점.각종 접객업소 등에 대한 소방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대구는 물론 경북중소도시에까지 인파흡인력이 강한 할인매장이 경쟁적으로 들어서고 있어 소방당국의 특별대책이 절실하다.

이번 화재는 보일러 용접불티가 인근에 쌓여있는 인화성이 강한 상품과 천장의 스티로폼에 옮겨 붙으면서 삽시간에 2층까지 번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일단 추정하고 있다. 또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데다 방화벽도 제구실을 했는지도 의문시 된다고 했다. 이는 말하자면 웬만한 화재는 소방법규대로 설치된 방화시설들이 화재발생순간에 제대로 작동만 되면 초기 자체진압이 가능하다는 얘기로 압축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매장이 99년말부터 영업을 개시했기 때문에 1년남짓한 새건물인데도 이런 초기진압장비가 작동안됐다는데 있다.

소방관들의 지적대로 신축건물이 이지경인데 지은지 2, 3년이상 된 건물은 어떻겠느냐고 개탄하는 것에서 우리 건축물이 얼마나 화재무방비 상태로 방치됐느냐를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대구재래시장은 특별점검이 수시로 이뤄져야 할만큼 허술하다는게 소방당국의 지적이다. 따라서 우선 화재예방의 1차적인 책임은 건물주인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 자체점검을 철저히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또 소방당국도 매년 1회의 정기검사와 추가 1회의 임시검사로는 사실상 완벽을 기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 화재취약계절인 동절기엔 특별점검에 나서 예방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설대목을 노려 각종의류 등 성수품을 대거 통로나 비상구계단 등에 쌓아둔 것이 불이 났다하면 '불길통로'로 급변한다는 사실을 유념, 창고시설을 확충하도록 소방당국은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안은 노래방, 단란주점, 룸살롱 등 접객업소도 예외가 될수가 없다. 이는 지난번 서울의 미시술집 화재에서 이미 그 문제점이 드러난바 있기때문에 환기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방당국의 소방점검과정에서 업자와의 유착에의한 '건성점검'이 결국 큰 화근이 된다는 사실을 특히 소방당국에 주지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의 대구시내 소방간부의 상납비리가 말썽이 난적도 있었지만 화마의 계절인 점을 고려, 특별 단속대책을 아울러 당부한다. 이번 포항 할인매장화재사건은 이러한 철저한 소방점검의 계기가 되도록 건물업주, 소방당국 다함께 특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