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선거자금 수사와 DJP회동으로 궁지에 몰린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정국대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동대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데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진작부터 'YS와의 관계개선'을 주문했던 터라 연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DJ비자금 파일' 존재 여부가 'YS-창(昌) 연대'를 가시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측=일단 "총풍·세풍도 견뎌냈는데 이 정도가 대수냐"는 반응이지만 "이대로 가다간 정국 주도권의 균형이 DJP 연대 쪽으로 기울 것"이라며 긴장하는 빛이다. 'DJ대선자금'과 '20억+α '를 부각시키며 장외투쟁을 병행하는 강공책을 내놓았지만 '정치가 경제를 망친다'는 여론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YS와의 전략적 제휴' 방안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DJP 연대에 맞선 '정치권의 편가르기'라는 비난이 부담스럽지만 이번 수사가 양자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원(舊怨)을 떠나 공동대응의 필요성이 절실한 까닭이다.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지난 연말 YS 생일때 이 총재가 '상도동을 방문하고 싶다'고 해놓고 영수회담을 이유로 연기해 다소 부담스런 면도 있지만 양쪽 진영 모두 공동전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만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내다봤다.
◇YS측=YS의 대변인격인 박종웅 의원은 지난 6일 양자의 관계복원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이 총재의 태도가 정리될 경우 관계개선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 총재가 먼저 YS와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을 이 총재에게 넘긴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YS가 대반격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YS는 평소 "김대중 대통령의 비자금 계좌를 머리속에 외울 정도"라며 자신해 왔고 지난 5일에도 박 의원 입을 빌려 "김 대통령이 부정축재한 증거가 있다"고 'DJ비자금 파일' 보유를 시사한 바 있다.
야권에서는 DJ비자금 파일 존재가 이 총재와 YS의 공동전선을 형성하는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이 'DJ비자금 670억+α '와 관련한 자료를 폭로, 검찰수사를 촉구한 바가 있다는 점에서 이 총재도 DJ 비자금 문제에 대해 '일정 지분'이 있기 때문이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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