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기 힘들다' 서민 아우성치솟는 물가.공공요금 인상

입력 2001-01-05 12:22:00

새해 벽두부터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르고 생필품, 서비스료들도 들먹거리자 가정마다 '정말 먹고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곤두박질치고 구조조정 여파로 생계가 불안한 직장인·자영업자·서민들은 "각종 물가가 다락같이 치솟아도 정부는 소비자 물가 3%대 억제를 공언하며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현 경제정책을 성토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의료보험료, LP가스료, 담뱃값, 상.하수도료, 도시가스료 등 공공요금이 일제히 올라 서민가계를 누르고 다른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들 가운데 지역 및 직장의료보험료는 15~21% 올랐고, 최고고시가격에 묶였던 LP가스료는 올해부터 자율화되면서 20kg 1통이 2만원대로 뛰어 IMF 직전(8천원)에 비해 3배 가량 올랐다.

또 수돗물요금이 평균 15%, 담배값이 10%이상 올랐으며, 특히 도시가스료는 지난해 세차례나 인상했으나 '유가연동제'를 빌미로 이번에 또 5% 이상 오르면서 각 가정에 부담을 늘렸다.

그동안 IMF이후 등록금 인상을 자제해온 수도권 주요 사립대학들도 올 해는 5∼10% 정도 올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인상러시 속에 대구시도 하수도료(가정용 20톤 기준)와 화장료(1인)의 인상폭을 각각 평균 28%, 160%로 정해 다음달 의회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같은 공공요금 인상여파로 수성구, 중구, 달서구 등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목욕탕료가 3천원에서 3천500원으로 오르는 업소가 늘고 있으며 이.미용료, 세탁비 등 다른 서비스료마저 들먹이고 있다.

시내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42)씨는 "도대체 어떻게 살란 말이냐. LP가스료가 20kg 한통에 석달동안 1만6천원, 1만7천원, 2만원 식으로 세차례나 오르고 밀가루값도 오른다니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주부 신미정(31.여.수성구 수성4가)씨는 "생활비를 쪼개 아껴쓰는데도 하루가 다르게 보험료나 가스료 등이 오르는 바람에 한달 가계부 정리를 못할 지경"이라며 "설날이 다가오면 또 시장물가는 춤을 출 텐 데 막막한 심정"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회사원 김성한(39.남구 봉덕동)씨는 "올해도 구조조정은 계속 될 것이라고 해 모두 불안해 하는 판에 생활비 지출은 날로 늘어만 가니 서민들은 어떻게 살란 말이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공공.서비스료 인상으로 서민가계의 압박이 높아가자 각 구.군청은 일부 업종에 대해 '지도요금'을 내세워 행정지도에 나섰고 대구시도 오는 12일 '물가대책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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