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나무-맹추위 녹이는 '익명의 천사들'

입력 2001-01-05 00:00:00

'왼손도 모르게'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천사 2인의 훈훈한 열기가 동장군(冬將軍)을 녹이고 있다.

주인공은 의성군 단밀면 위중2리 권성녕(41.사진)씨와 영주지역 익명의 한 독지가권씨는 지난해 부인이 당뇨 악화로 다리를 절단하는 시련속에서도 10년째 봉사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영세 건설업을 하는 권씨는 짜투리 시간에 자신의 논 1천400여평을 경작, 수확한 쌀 70가마(400여만원)를 모두 불우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근 상주시의 홀로 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장에게 각각 쌀 40kg와 10만원을 전달하고, 정신박약아를 돕고 있는 자선사업가를 찾아 가 쌀과 돈을 전하기도 했다. 또 자신 회사 직원이 부채로 고민하자 조건없이 1천300만원을 탕감해 주기도 했고 98년 대구에서 귀농한 인근 마을 강모(44)씨에게는 용기를 잃지말라며 송아지 한마리를 선뜻 내놨다. 98년부터는 매년 단밀중(30만원)과 속암초등(20만원)에 장학금도 기탁해 오고 있다.

영주 한 독지가는 지난해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461만원을 이정식 영주경찰서장에게 맡겼다. 이 서장은 '익명의 천사'의 고귀한 뜻을 어떤 방법으로 전할까 고심 끝에 영주교육청 이기택 교육장에게 돈을 맡겼고 이 교육장은 기탁자의 따뜻한 마음을 받들어 13만5천원을 보태 모두 474만5천원으로 관내 소년소녀가장 73명에게 추운 겨울나기 생활비로 쓰라며 1인당 6만5천원짜리 농산물 상품권을 2일 전달했다.

영주.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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