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 처리' 딜레마

입력 2001-01-05 00:00:00

'유니폼을 벗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삼성 라이온즈가 4일 프로야구선수협의회에 전격가입한 이승엽(25)의 징계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구단은 이승엽의 선수협 가입에 적잖이 당황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은 예상밖의 침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조를 인정치 않고 있는 삼성그룹의 생리상 이승엽에 대해 중징계를 내려야 하지만 이승엽은 그야말로 한국 홈런신기록을 세우고 국민적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대스타.

삼성은 이런 점때문에 선수협 가입시 누구라도 옷을 벗기겠다던 자세를 누그러뜨리고 선뜻 징계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단장과 사장까지 나서 이승엽을 설득하려 했지만 비난여론을 의식, 표면적으로는 잠잠하다.

김재하 단장은 "이승엽선수의 선수협 가입은 동료들을 구제하기 위한 동료애 때문으로 안다"며 이승엽의 결정에 동정적인 입장을 피력, 눈길을 끌었다.

이때문에 이승엽이 선수협 가입 이전부터 집행부와 자신의 거취를 놓고 협의를 했듯이 혼자서 총대를 매는 선에서 구단과도 사전교감을 가졌다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관건은 다른 선수들의 동조여부에 달렸다. 삼성은 시간을 벌면서 다른 선수들의 선수협 가입을 차단하고 이승엽의 입장도 살리는 방향으로 난제를 풀 가능성이 짙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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