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부작용 속출

입력 2001-01-04 00:00:00

음주운전 단속이 강화되면서 대리운전업체들이 난립, 각종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98년 10월 대구에 처음 등장한 대리운전업체는 현재 60여개로 이 중 30여개가 10명 미만의 직원을 둔 영세업체이며 사업자등록도 하지 않은 채 영업중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구시내 이용료는 1만2천∼1만5천원, 경산 등 외곽지역은 2만원 안팎으로 값이 크게 내렸다.

이에 따라 여성음주자들을 위해 등장한 여성 대리운전자들의 윤락, 운전 미숙자들의 사고 등 대리운전 부작용도 만만찮다.

특히 많은 업체들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사고 발생시 보상 받을 길이 없어 관련 법률제정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고

운전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일부 업체들이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운전이 서툰 아르바이트 대학생 등을 고용하는 바람에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새벽 1시쯤 한모(38)씨의 엔터프라이즈 승용차를 몰고 가던 20대 후반의 여성 대리운전자가 운전미숙으로 아파트 지하주차장 기둥을 들이받았다. 한씨는 대리운전업체가 보험가입 업체여서 손쉽게 해결했지만, 자신이 사고비용을 떠안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2월 김모(35)씨는 소나타 승용차를 몰던 아르바이트 대학생이 추돌사고를 내는 바람에 현금 10만원을 날려야 했다.

또 음주상태서 대리운전을 하다 적발된 경우도 있다. 지난해 10월말 혈중알콜농도 0.1% 상태에서 운전을 하던 대리운전자 최모(35)씨는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아르바이트로 대리운전을 하는 최씨는 술을 마시다 업체의 전화를 받고 대리운전을 하러 간 것으로 밝혀졌다.

▨보험

현재 쌍용화재, 삼성화재 등에서 대리운전자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많은 업체들이 운전자 1인당 연간 35만~40만원에 이르는 보험금 부담 때문에 보험 가입을 회피하고 있다.

대리운전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60여개 대리운전업체 중 보험에 가입한 업체는 전체의 20%인 10여개에 불과하다는 것.

승용차 운전자의 90% 정도가 가족한정보험에 가입해 있는 탓에 제3자인 대리운전자가 사고를 냈을 경우 차주와 업체 사이에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보상조차 받기 힘든 실정이다.

한 업체관계자는 "대리운전을 이용할 경우 반드시 보험가입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대리운전업체들이 협회 구성을 추진하면서 보험가입 의무화 등 자율규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윤락

지난해 12월8일 남구 대명동 모주점에서 술을 먹고 대리운전업체에 연락한 이모(29)씨는 새벽 2시쯤 30대 중반의 여성 대리운전자가 자신의 승용차를 교외로 몰고가 당황했다. 이 여성은 성관계를 제의했고 이씨는 거절하느라 진땀을 뺐다.

3만∼5만원만 내면 즉석에서 성관계를 가질 수 있고, 10만∼15만원이면 여관까지 갈 수 있다는 것.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는 "일부 여성 대리운전자들이 윤락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개인적인 문제여서 회사로서는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업체는 회원수를 늘리기 위해 윤락가능한 여성을 대리운전자로 고용, 윤락을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최병고기자 cbg@ima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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