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증시가 새해 첫 거래일이던 2일 일제히 대폭락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의 경착륙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고, 연착륙 한다해도 한국 등은 피해가 적잖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반면 유럽의 유로화 가치는 되레 상승해 달러와 1대1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기술주들은 작년 마지막 거래일에 3.4%나 폭락한데 이어 2일에도 폭락에 폭락을 거듭해 결국 7.23%나 빠졌다. 이는 미국 경제의 둔화 조짐 속에 기업수익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낙폭은 사상 7번째 것이다.
이날의 폭락 장세는 인터넷 장비 메이커인 시스코 시스템스, 데이터 저장 기업인 EMC 등 주도로 이뤄졌다. 시스코 시스템스는 13%, EMC는 18%나 밀렸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도 1.38%나 하락했으며, 전반적 장세 흐름을 반영하는 S&P 500 지수는 2.76% 폭락했다.
독일에선 인터넷 관련 기업 주가 폭락했다. 정보통신 기업 및 첨단산업 관련 주식 시장인 노이어 마르크트(신시장)의 '네막스50' 지수는 무려 7.65%나 하락했다. 이는 대표적 인터넷 기업인 '인터숍' 주가 폭락에 따른 것으로, 이 회사는 지난 4/4분기에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으며, 그 주가는 이날 63.35%나 폭락해 투자자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
현재 세계는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미국 정치권에서는 경착륙 여부 논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구매관리협회도 2일 "지난달 제조업 활동 지수가 10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주요 경기지수 중 하나인 이 지수는 이로써 지난 4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 미만을 5개월 연속 지속했다. 이날 발표가 나오자 현지에서는 "미국 경기가 둔화가 아니라 침체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더 힘을 얻었다이와 관련해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은 "FRB(연방 준비제도이사회)가 적절히 조치해 미국이 심각한 경기침체를 면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 고통의 일부는 다른 국가들로 전가돼 미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동아시아 국가들과 내부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일본.태국.한국 등 국가들이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2일 전망했다.
한편 월스트리트 저널 신문은 2일 "경제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2%에 머물지만 경기가 침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하반기에는 FRB의 금리 추가 인하로 성장률이 3%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는 것.
미국은 작년 1/4 및 2/4분기엔 평균 성장률이 5.2%에 달했으나 3/4분기엔 소비둔화와 에너지가 인상 및 투자부진 등 때문에 2.2%로 떨어졌었다. 4/4분기 성장률은 더 떨어졌을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미국 경제의 후퇴 이후 유로는 출범 2주년이 된 올 첫 거래에서 0.95달러 가까운 교환비율을 기록, 올 상반기 중에 1대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유로 값은 작년 하반기 30% 가까이 폭락해 한때 0.83달러까지 추락했었으나 최근 미국 경기 후퇴를 예민하게 반영하기 시작했다. 일본 경기 역시 되살아날듯 하다 다시 주저앉는 형국으로 돌아서자 유로화는 최근 10개월래 최고치인 108.75엔에 2일 거래됐다.
외신종합=박종봉기자 paxkorea@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