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대와 90년대 중반까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는 대단했다. '몰래 카메라'와 '이경규가 간다' 등의 코너로 인기를 모으면서 오락 프로그램의 대명사로까지 불리던 이 프로그램은 그러나 어느 순간 생기를 잃으면서 정상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오랜 시간 이어져오면서 영광과 좌절을 맛본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그러나 최근 새로운 형식으로 탈바꿈하면서 다시 인기 가도에 들어서고 있다. 아직 예전의 영화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감동과 재미를 불러모으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이면에는 TV 방송의 속성도 살필 수 있어 흥미롭다.
'게릴라 콘서트'와 '러브 하우스'는 인기 정상급의 가수들이 제한된 홍보시간 안에 5천명의 관객들을 모으거나 불과 며칠만에 우중충한 집과 가정 분위기를 일신시킨다는 극적 성공과 변화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코너들엔 가수와 팬들과의 교감이 주는 감동, 생활에 지친 가정에 사랑과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 요소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열악한 조건에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자극적 요소를 가득 담고 있다는 점에서 TV 매체의 속성이 여지없이 드러나 있기도 하다. 개인적 가정사에 개입(?)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는 해결사로서의 위력도 훌륭히 발휘된다. TV 만만세! TV가 설정해 놓은 상황에 몸달아하거나 감격해하는 순간순간이 이어지면서 방송의 전능한 힘이 시청자의 무의식 속에 각인되기도 한다. 얼마전 보는 재미를 위해 심장이 약한 연예인들까지 번지점프를 하게 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면 지나친 해석일까?
'한국의 보양음식'은 듣도보도 못한 전래 보양식을 소개하면서 이경규, 김용만, 신동엽, 박경림의 말재주가 빛을 발한다. 그러나 뱀, 지네, 노루 등 혐오식품류로 분류될 수 있는 음식 위주로 소재가 다뤄지면서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밀렵을 부추길 우려도 있어 소재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이경규 등 개그맨들은 재치있는 말솜씨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며 재미를 주지만 그들은 때로 거친 표현으로 위험수위를 넘나들어 지나친 말 장난으로 흐를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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