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임태석-경일대교수(사진영상학과))

입력 2000-12-22 14:01:00

인생에 있어 중년이란 사회전반에 걸쳐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세대로서 자신의 과거를 돌이켜 보기도 하고 앞으로 남은 삶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시기가 아닐까! 어느새 청춘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백발이 무성하고 눈이 나날이 침침해져 시력이 떨어지는 중년의 남성들이 안스럽게 느껴진다. 그동안 처자들을 부양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보낸 지난 날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힘들었고 어려웠던 일들이 많았을 것이다.

근래에 우리나라도 여성의 권리가 많이 향상되어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남성위주의 가정에서 남녀공동의 가정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년의 기성세대는 남성들이 가정을 책임지고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지배적 사고를 가진 채 결혼 후 아내가 사회 활동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며 오직 가정의 살림만 잘 해주기를 바랬다. 그러나 요즘 젊은 세대 남성들은 직장여성의 배우자를 원하는 경우가 많고 젊은 시절 맞벌이하여 가능한 빨리 안정된 가정을 이룩하길 바란다. 바로 이러한 사고의 차이가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다르게 만드는 이유라 생각한다.

중년 남성들이 이룩한 가정은 젊은 세대들의 가정과는 다르다. 어려서부터 빈곤한 사회환경 속에서 배고픔을 알고 빵 한 조각의 고마움을 체험한 마지막 세대로서 때로는 하고 싶은 것은 물론 먹고싶은 것까지 참으며, 가정과 자녀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인생이기 때문에 나는 감히 중년의 남성들을 위대하다고 말하고 싶다그러나 왠지 모르게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면 건강상태도 예전같지 않고 모든 일에 의욕도 떨어지며 인생이 허무하고 짧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정신없이 살아온 30, 40대 이후에 생기는 후유증과 그들의 자녀들이 성숙하여 타지에 유학을 갔거나 결혼하여 부모 곁을 떠난 외로움과 적적함 때문에 인생의 조루현상이 50대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 마치 노인들처럼 단둘이 살면서 서로를 아끼고 못다한 정을 나누며 신혼처럼 살고있는 친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동안 소홀했던 아내에 대해서 배려하는 마음과 아내의 고마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지내는 친구들을 볼 때 나는 "역시 나이는 못 속이는구나"하고 생각했다.위대한 중년의 남편들이여. 이제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건강과 가정 그리고 아내에 대하여 생각하는 여유를 갖고 남은 인생을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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