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영남대의 반란

입력 2000-12-21 15:01:00

20일 실시된 제11대 영남대 총장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영대 역사상 최연소 총장이 선출된 것은 물론 그간 경북고와 전·현직총장을 중심으로 한 '영남대 주류세력의 몰락'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날 낮 12시10분쯤 교내 국제관 3층에서 실시된 1차 투표 개표발표에서 선거조직이나 인맥 등 측면에서 타 후보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했던 이상천 후보가 최다득표인 121표를 획득하자 개표장은 충격과 경악에 휩싸였다.

특히 전직총장 계열로 알려지며 최대의 선거조직을 가동했던 박승위 후보가 4위로 탈락, '선거 대반란'의 전조를 예고했다. 2차 투표에서도 이 후보는 전 교협의장인 정시련 후보를 82표차로 가볍게 따돌리고 차기총장으로 선출됐다.

이날 개표결과를 지켜보던 한 노교수는 "대반란이야, 대반란…"이라며 예상밖의 선거결과에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축사에 나선 권오중 교협의장도"가장 젊은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의 선택은 학교발전과 개혁을 염원한 우리 모두의 승리"라고 격려했다.

영남대는 지난 해 의대비리 감사, 영남종금 몰락 등으로 내우외환의 위기를 겪어왔다. 특히 영남종금 몰락으로 책임규명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으나 이에 대한 사과나 해명조차 뒤따르지 않았다. 이같은 분위기로 인해 이번 영남대 총장선거에서 전직총장의 정통 계승자이자 교내 주류세력으로 알려진 후보들이 뜻밖의 참패를 안았다. 이들 후보의 부진은 후보개인에 대한 평가보다는 그간 영남대를 이끌어온 주류세력에 대한 심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때 한강이남 최고의 명문사학으로 이름을 떨쳤으나 평범한 지방대로 위상이 실추되고 있는 영남대는 이제 젊고 참신한 총장 선출로 새로운 개혁을 이끌어내야 할 전환점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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