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본 2000 경제-(2)지역금융의 황폐화

입력 2000-12-21 15:12:00

우리나라 재벌의 독과점구조와 과다한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영 은행이 재벌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국유화하는 지배구조 개편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방안이 제기됐다.

또 최고경영자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기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으므로 기업을 부도낸 경영자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한국적 기업관행은 철폐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경제연구원(IIE) 수석연구원 에드워드 그래햄 박사는 지난 18일 한국은행 대구지점에서 열린 특강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래햄 박사가 제기한 재벌의 지배구조 개편안은 정부소유 은행이 재벌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 재벌 거대기업을 국유화하는 조치이지만 높은 저축율을 활용해 뮤추얼펀드나 연기금을 조성한 뒤 이를 활용해 추후 민영화한다면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시도가 무리라면 은행의 역할을 강화해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맡도록 하는 게 차선으로 강구될 수 있다고 그래햄 박사는 말했다. 90년대초 경영난에 봉착한 다임러벤츠의 최고경영자를 도이체은행이 교체해 위기를 극복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래햄 박사는 그러나 한국에서는 경영진으로서 가장 불명예스러운 부도를 내고도 자리를 지키는 경영자가 많고 법적으로 파산한 기업이 여전히 영업을 하는 일도 적잖은데 이때문에 기업 구조조정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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