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출신 식당주인, '어려운 이웃 위한 디너쇼',"힘들었던 시절 생각하며 정을 나누고

입력 2000-12-21 12:13:00

어린시절 한 때 고아원에서 생활했던 독지가가 소년.소녀가장 및 결식아동을 돕기 위한 디너쇼를 열기로 해 화제다.

경북 봉화읍에서 뷔페식당과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승수(39.봉화읍 포저리)씨. 그는 자신을 낳아준 부모가 누군지,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지 정확히 모른다. 다만 고아원에서 생활하던지난 67년 61년생으로 호적을 갖게 됐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있다.

『어린시절 점심 굶기가 일쑤였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고무신에 물을 담아 마실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했지요. 중학교 입학금을 마련하지 못해 산판일을 해 학비를 마련, 학교를 다녔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상경, 막노동 등 안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갖은 고생을 했다. 주택 사업으로 이제 먹고 살만해 진 그는 지난 95년부터 인연을 맺게 된 봉화에서 제법 큰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매년 어버이날엔 직원들과 함께 무의탁 노인들의 보금자리인 범들빌라 등을 찾아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경로잔치를 열어준다. 소년.소녀가장을 비롯해 주변의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많은 돈을 쾌척하기도 한다.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면 이웃들과 정을 나누면서 더불어 살아가고 싶어서다.

소년.소녀가장 및 결식아동 돕기 디너쇼를 열게 된 것도 끼니를 거르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기 위해서다.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뷔페요리와 술, 음료를 제공하고, 코미디언과 가수 출연료 등을 제외한 수익금은 모두 이들을 위해 사용키로 했다.

김씨는 『지역에서는 이같은 행사가 처음이어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 모르지만 저녁식사도 하고 쇼를 즐기면서 이웃을 도와줄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많은 주민들의 호응을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054)674-1155.

봉화·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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