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샅바를 잡다' 출간한 가수 조영남

입력 2000-12-21 00:00:00

"바쁘긴 뭘 바빠요""연말이라 바쁘지 않느냐"는 첫인사에 조영남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특유의 너털웃음과 함께.

"사실 올해가 지난 해보다는 더 바빠요. 내일은 홍천, 그리고 대전, 서울, 부산. 연말까지 공연스케쥴이 꽉찼어요"

한 달전 책 '예수의 샅바를 잡다'를 출간, 지난 18일 교보문고 대구점에서 열린 저자 사인회에 참석한 조씨는 "내 책 판매량이 비소설 분야 9위에 올랐다"며 반응이 괜찮다고 전했다.

"이 책은 원래 20년전에 출간됐던 거예요.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씨가 출판사 사장으로 있던 당시에 냈는데 그때는 반응이 시원찮았어요. 20년전과는 약 70% 정도 내용을 바꿔 새로운 것을 많이 담았습니다"

미국에서 신학대학을 나오기도 한 조씨는 샅바를 잡고 정면대결하듯 기독교에 대한 모든 것을 분석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글을 썼다고 했다. 기독교의 생성과 전파과정, 기독교의 현위치 등을 나름대로의 기준을 적용해 설명했다는 것.

"과학에 대한 무지는 흔히 신앙을 광신으로 흐르게 만들었어요. 오늘날 시대가 잘못 가는 것도 공부를 안해서 그래요" 조씨는 신앙도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수지만 글을 쓰고 화랑미술제에 초대될만큼 미술작가로서 작품성도 인정받는 조씨는 "'만능'은 내 콤플렉스이기도 하다"며 "바꿔 말하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가장 좋아하는 것이 음악은 아니예요. '여자'와 '수다떠는 것'이랄까요. 음악과 미술, 글 쓰는 것도 따로가 아닙니다. 모두 상관관계로 연결돼 있어서 그 속에서 완성된 무언가가 나오기도 하죠"

수십년동안 끊임없이 무대에 오르는 비결에 대해 조씨는 "용케 이 시대에 태어나 유리한 위치에 서왔다"며 "어느 무대건 내가 있음으로 해서 편안한 음악이 만들어진다는 소리를 들으니 다행"이라고 웃었다.

건강을 위해 3년전부터 골프를 시작했다는 조씨는 "지금까지 많은 것을 해봤지만 도박과 담배, 마약은 하지 않았다"며 스스로 지켜온 자신만의 '금기목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