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사업자 선정은 우리나라에서도 미디어 융합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자 첫 발걸음이다. 내년 10월부터 상용화될 위성방송 사업자로 가칭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을 뽑았다. 디지털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첨단 미디어가 그러하듯 다채널, 고화질, 쌍방향이 가능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일대 혁신을 예고한다. 지금까지의 한방향으로 돼 있는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수용 방식에서 탈피하는 쌍방향 채널의 운용은 새로운 인간생활에로의 경험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내년이면 위성방송서비스를 받는 가정에서 볼 수 있는 채널수가 지상파 등을 합쳐 100여개에 이를 전망이고 따라서 세분화된 채널을 통한 시청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이런 장밋빛 프로그램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방송환경이 이를 뒷받침 할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진다. 베끼기, 인기프로그램 흉내내기도 근절되지 않는 판에 과연 새로운 변화에 맞출만한 역량을 염려하는 것이다.
우선 위성방송의 채널 70여개를 감당할 콘텐츠(Contents)의 절대적인 부족현상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방송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제공할 콘텐츠가 없다면 문화종속은 불을 보듯 뻔하다.
첨단의 통신망을 갖추거나 좋은 성능의 컴퓨터를 개발하는에만 신경을 써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듯이 국민들의 욕구와 교양을 축적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의 개발도 동시에 진행돼야 바람직한 일이다.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사업권을 따낸 한국통신이 또 위성방송의 사업자로 선정되는 '공용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뉴미디어 시장 판도의 주도권을 쥐는 독점으로 선의의 경쟁업체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통신이 내년 3월부터 민영화 과정을 밟게돼 있어 이 경우 거대한 사업체를 과연 어떤 방법으로 분리, 매각할 건지 염려스러운 대목이다. 계획을 그르치면 위성방송의 미래도 잡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 방송시장의 불균형도 앞으로 해결할 문제다. KBS, MBC, SBS가 지상파 방송에 이어 위성방송 시장도 점령하는 독과점 체제의 형성으로도 볼수 있어 장기적으로 보면 '다채널, 다매체'로 가는 현대의 매체 형성구도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만약에 이들 방송 3사가 수익성 있는 드라마나 스포츠 등 채널을 고집하면 CATV 등의 프로그램 공급자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점도 관계당국이 개선책으로 삼아야 한다. 물론 프로그램의 선정성.폭력성도 문제다.
위성방송시대의 부응은 외부압력을 배제하는 시청자 주권확보, 문화발전 기여 등이 급선무다.
댓글 많은 뉴스
한동훈 이틀 연속 '소신 정치' 선언에…여당 중진들 '무모한 관종정치'
국가 위기에도 정쟁 골몰하는 野 대표, 한술 더뜨는 與 대표
비수도권 강타한 대출 규제…서울·수도권 집값 오를 동안 비수도권은 하락
[매일칼럼] 한동훈 방식은 필패한다
[조두진의 인사이드 정치] 열 일 하는 한동훈 대표에게 큰 상(賞)을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