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부양 않기로

입력 2000-12-20 14:59:00

미국의 정권 교체기를 맞아 하락하기 시작한 경기를 되살릴 것인지 여부가 세계 경제의 주요 변수로 등장한 가운데, 미 FRB(연방 준비제도 이사회)는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키로 한국시간 20일 결정했다.

그러나 FRB는 이날 열린 FOMC(공개시장 위원회)에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예상보다 강하게 부각시킴으로써, 내년 초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FRB는 성명을 통해 "은행간 콜금리에 적용되는 연방기금 금리를 6.5%로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으나,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정책 지침은 '중립' 기조를 넘어서 경기둔화 우려를 강하게 부각시키는 쪽으로 나왔다.

이는 FRB가 내달말의 FOMC 회동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FRB가 금리를 마지막으로 내린 것은 아시아 경제위기 와중이던 1998년이다. FOMC 성명은 "에너지 비용 상승, 소비자 신뢰 하락, 판매·소득의 실질적인 감소, 금융시장 일각의 부진 등으로 인해 성장이 더 둔화될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면서, "인플레 우려가 일부 상존하고 있으나 더 둔화되는 경제활동 추세와 장기적 관점에서 인플레가 가중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들이 이런 우려를 상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물가 안정과 지탱 가능한 성장이라는 장기적 목표와는 무관하게, 현 시점에서 확보되는 정보들을 토대로 조만간 경기가 더 둔화될 수 있다는 쪽에 통화정책 비중을 두기로 위원회가 결정했다"고 성명은 강조했다. FRB가 통화정책 지침을 바꾼 것은 지난 2년 사이 처음이며, FOMC 차기회동은 다음달 30~31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FRB 발표 이후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뉴욕증시 주요지수들이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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