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업권장악 한밤 勢싸움

입력 2000-12-18 14:47:00

조직 폭력배들이 유흥업소 업권 장악 세다툼을 벌이고, 업소를 돌며 '보호비'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사례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일부 폭력배들은 유흥업소, 사채업 등 기존 영역에서 벗어나 마약장사, 보도방 운영, 건설건축업 등으로 활동영역을 넓히는 경향이 뚜렷한데도 검.경의 단속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17일 0시30분쯤 대구시 남구 대명동 ㄷ나이트클럽에 20대 청년 20여명이 난입, 집기를 마구 부수고 1시간동안 폭력을 휘둘러 50여명의 손님들이 공포에 떨었다. 한 목격자는 "이날 밤 청년 5, 6명이 뒷문으로 들어와 종업원들과 다투기 시작했고, 몇분후 20여명의 폭력배들이 몰려와 클럽내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옛 남산.성당동파 폭력배들이 이 나이트클럽의 업권에 관여해온 사실을 밝혀내고 새로운 폭력조직이 업권을 빼앗기 위해 난동을 부린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또 달서구 성서, 월배 등 신흥 유흥가에 폭력배들이 '보호비'명목으로 금품갈취, 기물파손 등을 일삼고 있다는 업주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한 업주는 "한달에 몇번씩 20대 청년들이 찾아와 종업원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행패를 부려 이들에게 일정 금액을 건네주고 있다"면서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폭력배는 경기침체로 유흥업소 운영 등이 어려워지자 기존에 금기시하던 마약 판매에 손을 대거나 유흥업소에 접대부를 공급하는 보도방을 운영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올들어 4명의 폭력배가 마약투약이나 마약판매 혐의로 구속된 것을 비롯 서구, 달서구 일대 신흥 폭력조직들이 중간판매상으로 마약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구시내 80여개 보도방가운데 절반 이상이 조직폭력배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으며 10여명이 건축건설업자로 변신, 패션몰 분양, 공사수주 등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

한편 경찰은 올들어 대구에서 동성로파 110명, 향촌동파 69명 등 18개파 417명을 관리대상으로 놓고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김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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