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는 몰래 쓰레기장

입력 2000-12-15 15:18:00

'이젠 냉장고, 폐타이어까지…'.극심한 불황으로 가계가 쪼들리면서 고속도로가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는 요즘 경부선 및 중앙고속도로를 통행하는 차량들이 몰래 버리는 쓰레기가 하루 수십t에 달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올들어서는 기존의 우유팩, 깡통, 휴지 외에 폐타이어, 장농, 소파, 건축물 폐기물 등 대형 쓰레기까지 야간을 이용해 무더기로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경부고속도로 김천~대구 구간의 경우 이같은 대형 쓰레기는 대부분 고속도로내 비상주차대 인근 경사면에 버려지고 있는데 냉장고 등은 무게 때문에 수거 자체도 힘들다는 것.

도로공사측은 하루 10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단속 및 수거에 나서고 있으나 구역은 넓은 반면 투기는 신속히 이뤄져 적발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한국도로공사 구미지사의 경우 지난해 수거한 폐타이어 처리비만 1천만원이 들었으며 목재, 플라스틱 등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는 처리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이 연일 분리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칠곡사무소의 경우도 매일 수십 포대씩 수거한 쓰레기 처리에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칠곡군의 경우 올들어 쓰레기 불법 투기 54건을 적발, 504만원의 과태료를 물렸다.

이처럼 고속도로 쓰레기 투기가 늘고 있는 것은 폐기물 처리 비용이 장농 1.2m 한쪽당 1만5천원, 소파와 냉장고(500ℓ이상), 보일러통, 에어컨은 8천원, 캐비넷과 폐타이어 등도 5천~6천원씩이나 돼 불황에 쪼들리는 영세업체와 시민들이 각종 폐기물 처리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속도로에 버리기 때문으로 관계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 문기봉 운영과장은 "최근들어 냉장고 폐타이어 등 대형쓰레기의 투기가 크게 늘어났다" "이는 극도로 위축된 지역 경기와도 상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칠곡·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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