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미국의 43대 대통령 당선자로 확정됐다.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는 연방대법원과 주대법원을 오락가락 하던 끝에 미국 연방대법원이 사상 처음으로 '수검표는 위헌'이라며 부시후보의 손을 들어줬고 민주당 고어후보가 패배를 시인함으로써 35일간이나 끌었던 대선이 매듭을 짓게된 것이다. 이번 선거는 33만표를 앞서고도 패배한 민주당 고어후보에게는 물론 가슴아픈 결과를 안겨주었을뿐 아니라 승리한 부시에게도 표에 의한 당당한 당선이 아니라 소수파 대통령의 한계와 대법원에 의해 '5대4의 1표 차이로 만들어진' 대통령이란 정통성 시비를 남기고 있다.
이번 선거로 세계의 대형(大兄)이라 자처하며 민주주의의 종주국 역할을 해온 미국의 자부심은 만신창이가 됐다. 선거인단 독식의 독특한 선거제도는 표를 더 많이 얻고도 패배하는 기현상을 낳았고 투표용지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개표 또한 제대로 못하는 미국인의 모습은 "저게 과연 1등국인 미국의 참 모습인가"하는 의아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또 미국이 자랑하는 양당제도의 강점도 자칫하면 집권하기 위해서는 물불을 안가리는 국론분열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확인시키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난 선거기간동안 미국 국민이 대통령 당선자를 확정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법과 제도를 존중하는 그 힘을 새삼 느끼게 된다.
저들은 민주·공화 양당으로 첨예하게 대립된 가운데도 폭력사건 1건없이 법과 질서로써 끝내 문제를 해결해냄으로써 준법정신이 생활화 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결국 이번 선거 결과 미국이 비록 낡은 선거제도를 고집한 끝에 후유증을 겪었지만 한편으론 미국에는 여전히 풀뿌리 민주주의가 다양하게 건재해 있음을 과시했다고 볼 수 있을성 싶다.
부시 당선자는 분열된 국론과 소수파 대통령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우리로서는 부시당선과 함께 더욱 관심이 가는것은 한반도 문제다. 현재 거론되는 외교 안보팀이 대체로 매파쪽에 가까운데다 대북 강경론자들이기 때문에 우리의 대북정책에 어떤 형태이든 변화가 불가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경제가 상당히 어려워지고 있는데다 부시가 무역흑자를 대선공약으로 내놨기 때문에 자칫하면 통상압력도 가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정부는 이럴때일수록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에 따라 있을 수 있는 혼선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한편으로 한·미공조를 더욱 강화토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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