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알아야 할 육아 상식

입력 2000-12-13 14:35:00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감기, 달마다 이어지는 예방 접종… 무엇을 어떻게 먹여야 좋을지, 타고난 병은 없는지,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매사가 걱정이다. 더욱이 요즘 부모들의 아이에 대한 건강 지식 수준은 20점 선도 넘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히려 속설과 부모의 자의적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늘 염두에 둬야 할 기본적인 건강 지식으론 어떤게 있을까? 육아 지침을 대구의 '한영 한마음 연합 소아과' 황진복 원장 도움말로 알아 보자.

◇열 증상을 중요시하자

어린 아이의 중요한 신체적 부족함 중 하나는 감염에 매우 약하다는 것. 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철마다 유행하는 온갖 병들에 취약한 것도 면역력.체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감염은 초교 1, 2학년을 넘어서야 줄어든다.

그래서 아이에게서는 하찮은 감기가 세균성 폐렴, 중이염, 뇌막염 등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드물잖다. 뿐만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급작스럽고 위험한 감염증에도 종종 걸릴 수 있다.

독하든 순하든 간에 병균이 아이의 몸에 들어 갔는지 알 수 있는 손쉬운 지표가 바로 열 증상. 아이가 열이 나거나 뜻도 없이 칭얼거리면 먼저 열을 재봐야 한다. 입.겨드랑이.항문 등 부위별 체온 재는 방법을 배워 둬야 한다. 흔히 머리를 짚어 보지만, 그보다는 가슴을 만져 보는 것이 더 좋다. 앞뒷머리.손.발 등은 열 재는데 적절한 부위가 아니다.

밤 동안 열을 조절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도 익혀둬야 한다. 어릴 때 밤새 찬 물수건을 이마에 얹어 열을 내려주시던 어머니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이마는 열을 조절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18~20℃의 미지근한 물을 수건에 적셨다가 짠 뒤 가슴.등.겨드랑이.사타구니 등을 가볍게 문지르는 것이 올바른 방법. 마찰 덕분에 열이 소실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열이 나는 기간을 중시해야 한다. 그게 길다는 것은 위험한 균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체중과 행동거지에 유의하자

체중이 적게 나가는 아이의 부모들 중에는 "우리 아이는 체질적으로 약하다" "집안 내력이 그렇다"고 마음대로 판단하고 별일 아닌듯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체질이나 집안 내력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아이들 중 일부에는 질병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어린아이의 나이별 신체 발육표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아이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게 해 주는 좋은 자료이다.

뒤집고 기고 걷고 옹알거리고 눈 맞추고 낯 가리고 까꿍 놀이를 하는 것이 아이들의 행동이다. 이런 것 역시 주의깊게 살펴 아이의 발달을 체크해야 한다. 학교에 들어가면 아이 발달을 아이큐 검사로 할 수도 있지만, 영아기, 심지어 백일 정도된 아이의 발달은 그런 행동들을 주의깊게 관찰함으로써 검진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제때 하는지 살피는 일은 숨겨진 질병의 조기 발견에도 도움이 된다.◇모유와 이유식을 중시하자

모유의 장점은 매우 과학적이고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모유를 먹이면 감기나 요로 감염 등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이 월등히 줄어든다. 모유 먹는 아이들은 또 다양한 설사 질환 위험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어떤 비싼 분유.비타민을 먹일지 궁리하지 말고, 최고급 분유와 비타민.소화제를 섞어 놓은 것 보다 백배 좋은 것이 바로 모유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아기를 육체적으로 잘 기르는 기본적인 요건은 초기에는 모유를 먹이고 후기에는 이유식을 잘 하는 것이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힘든 것이 바로 이유식. 잡곡류와 야채.해조류 등을 섞어 갈아 이유식으로 먹이는 경우가 많으나 좋잖다. △지나치게 많은 섬유소가 포함되고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며 △비위생적인 점 등이 그 이유이다.

이유식은 대개 4~5개월째에 시작해, 단 맛에서 다양한 입맛으로, 삼키는 데서 씹는 쪽으로 변화시켜 가는 과정을 말한다. 음식은 숟가락으로 떠먹이는 것, 그 종류는 '골고루'인 쪽이 좋다. 외제니 비싼 것이니 하기 보다는 집에 있는 음식을 이것저것 먹이면 필요한 영양소가 충분히 골고루 공급된다.

돌 전에 생우유를 먹이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주의가 필요하다. 돌 전후엔 철분 공급이 필요한데도 이에 충분하지 못하고, 장 출혈을 일으켜 빈혈에 빠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체계적 관리에 주의하라

이밖에도 아이의 건강상태를 꾸준히 확인할 수 있도록 집 근처 소아과 전문의를 사귀어 놓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직장에 다니느라 병원을 자주 찾지 못할 경우엔 아이의 아픈 내력을 편지로 잘 기록해 담당의사에게 보내는 것도 권할만 하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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