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과 환호 함께한 새천년

입력 2000-12-13 14:58:00

새 천년 첫 올림픽이 치러진 올 해는 한민족 체육사에 새 장을 연 한해였다.시드니 올림픽에서 남북한 동시입장은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들에게는 희망을, 세계인들에게도 인류평화의 불씨를 지핀 쾌거로 지구촌에 감동의 물결을 몰고왔다.또 어느 해보다 많은 스타들이 여러 종목에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쳤지만 최선을 다한 모습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은 사격의 강초현, 결승전에서 상대 선수를 제치고 포효하던 펜싱의 김영호는 올림픽이 낳은 최고의 스타였다.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US오픈테니스 16강에 진출한 이형택과 프로야구사상 처음으로 4연타석 홈런을 친 박경완도 올해에 스타로 발돋움한 선수였다.

반면 한국 축구의 몰락은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했다. 2002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일본이 승승장구하는 것과는 달리 무기력하게 올림픽에서 예선탈락, 한국축구의 미래에 암운을 드리웠다.

◆남북한 올림픽 동시입장

2000년 스포츠계의 최대 뉴스는 단연 남북한의 동시 입장이었다.

9월 15일 시드니 홈부시베이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개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단 180명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입장했다.

◆강초현 신드롬

시드니올림픽 사격 여자공기소총 은메달리스트 강초현(18.유성여고3)은 은메달에 그쳤음에도 불구,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금메달을 놓친 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물을 떨궜던 강초현은 시상대에 올라서서는 천진한 모습으로 관중들의 환호에 답했고 자신을 꺾은 낸시 존슨(미국)에게 따뜻한 축하를 보내 국민들의 갈채를 받았다.

◆김영호 펜싱 금메달

김영호(29.대전도시개발공사)의 올림픽 펜싱 금메달은 한국 아마추어 스포츠사상 최대의 사건으로 꼽힌다.

◆한국축구 몰락

온 국민의 염원을 안고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축구 대표팀은 시드니 올림픽 8강진입 실패에 이어 한달 뒤 열린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으로 3위에 그쳤다.

'아시아의 맹주' 자리에 안주하던 한국 축구는 급변하는 세계 무대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일본과 중동국가들에 무릎을 꿇어 모든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형택 US오픈 16강 진출

지난해 미국에 진출한 박세리와 박찬호가 뛰어난 활약으로 한국스포츠의 위상을 높였다면 올해는 테니스의 이형택(24. 삼성증권)이 US오픈 16강 진출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월드컵축구조직위 파동

2002년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대회 개막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잇따라 난맥상을 노출, 국민을 실망시켰다.

박세직 조직위원장과 정몽준 수석부위원장과의 불화로 삐걱거렸던 조직위원회는갈등 끝에 이연택-정몽준 '쌍두마차'의 공동 위원장을 탄생시켜 국민의 빈축을 샀다.

◆프로야구 선수협 파동

올해로 출범 19년을 맞은 한국 프로야구는 사상 최대의 전기를 맞았다.

선수들이 프로야구 선수협의회를 구성, 본격적으로 선수들의 권익 찾기에 나선것이다.

그러나 우여곡절끝에 구성된 제도개선위는 제기능을 하지 못했고 선수협과 구단의 입장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아 양측의 줄다리기는 다시 재현될 전망이다.

◆프로야구 박경완 최우수선수(MVP) 타이틀

2000년 프로야구는 박경완(현대)의 홈런포로 화려하게 장식된 한 해였다.

91년 연습생으로 입단했던 박경완은 데뷔 10년째인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 사상 유일무이한 4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리며 모든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프로야구 현대 한국시리즈 우승

프로야구 현대가 98년 첫 우승이후 2년만에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며 새천년 명문구단으로 거듭났다.

현대는 한국시리즈에서 최종 7차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두산을 물리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삼성, 배구 슈퍼리그 4연패

삼성화재가 국내 남자배구의 역사를 다시 썼다.

삼성화재는 지난 3월 2000 배구슈퍼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를 꺾고 초유의 대회 4연패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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