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인터넷-(10)사이버 봉사활동

입력 2000-12-12 14:21:00

"불쌍한 예나를 도와주세요. 지난해말 뇌종양에 걸려 현재까지 서울대병원에서 투병중입니다. -중략- 도와만 주신다면 저희가 봉사활동이라도 하겠습니다. 제발 예나를 살려주세요 - 인천 불로 초등학교 2학년 2반 일동"

직장인 박태현(청도군 청도읍·30)씨는 최근 우연히 인터넷 봉사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어린 학생의 딱한 사정을 보고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 당장 예나가 나을 때까지 매월 1만원씩 보내기로 약속을 했다.

연말 연시, 사이버 자선이나 사이버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부쩍 늘어나면서 사이버 자선 사이트를 찾는 발길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박씨처럼 우연히 들렀다가 자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부 김미라(대구시 산격동·27)씨처럼 사회단체나 자선단체에 직접 기부하지 않고 인터넷사이트에서 꾸준히 자선 활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

김씨는 "그 동안 자선활동에 대한 마음만 있었는데 인터넷상에서는 클릭만 하면 쉽게 자선을 할 수 있어 편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선금의 전달 경로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점때문에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자 인터넷 봉사활동 사이트의 활동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헬프클릭(www.helpclick.co.kr), 한국구세군(salvationarmy.or.kr), 네티즌 사랑 나누기(www.shinbiro.com/@slove), SIWA(www.siwapage.com)처럼 봉사활동만 전문적으로 하는 홈페이지에서부터 THE GOOD(www.thegood.co.kr), 기브유넷(www.giveyou.net)처럼 기존 서비스에 부가적으로 봉사활동을 추가해 나가는 사이트들도 많이 생겼다.또 봉사활동을 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도 점점 다양해지고 전문화되고 있는 추세.단순히 어려운 이웃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제공해주는 사이트에서부터 인터넷 이용자들이 돈을 내지 않고도 배너광고를 클릭 하거나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광고업체나 쇼핑몰 운영업체가 기부금을 대신 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인터넷상에서 북한 어린이 돕기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www.unicef.or.kr) 박동은(60) 사무총장은 "경제가 어렵다고 불우한 이웃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인터넷 세상에서만이라도 따뜻한 사랑이 모이고 모여 더 많은 사랑을 불우 이웃에게 전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최창희 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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