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수상연설(요지)

입력 2000-12-11 14:13:00

노벨평화상은 세계 모든 인류에게 평화를 위해 헌신하도록 격려하는 숭고한 메시지입니다. 저에게 오늘 내려주신 영예에 대해서 다시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수많은 동지들과 국민들을 생각할 때 오늘의 영광은 제가 차지할 것이 아니라 그분들에게 바쳐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국민의 민주화와 남북화해를 위한 노력을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세계의 모든 나라와 벗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남북정상회담은 예상했던대로 참으로 힘든 협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두사람은 민족의 안전과 화해협력을 염원하는 입장에서 결국 상당한 수준의 합의를 도출해내는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은 지난 50년동안 남한에서의 미군철수를 최대 쟁점으로 주장했습니다. 저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강조했습니다. "미.일.중.러의 4강에 둘러싸여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특수한 지정학적인 위치에 있는 우리로서는 미군의 한반도 주둔은 필수불가결하다"

여기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은 뜻밖에도 종래의 주장을 접고 적극적인 찬성의 뜻을 나타냈는데, 이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참으로 뜻깊은 결단이었습니다.

그외에도 우리는 이산가족이 만나는데 합의했으며 여러분이 아시는대로 원만하게 실천에 옮겨지고 있습니다.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합의를 했습니다. 이미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등 4개의 협정을 체결하는 합의서에 서명했습니다.

제가 민주화를 위해서 수십년 동안 투쟁할 때 언제나 부딪친 반론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시아에는 서구식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으며 그러한 뿌리가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아시아에는 오히려 서구보다 훨씬 더 이전에 인권사상이 있었고, 민주주의와 상통한 사상의 뿌리가 있었습니다. '백성을 하늘로 삼는다', '사람이 즉 하늘이다', '사람 섬기는 것을 하늘 섬기듯 하라'. 이런 것은 중국이나 한국 등지에서 근 3천년전부터 정치의 가장 근본 요체로 주장되어온 원리였습니다.

민주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하는 절대적인 가치인 동시에 경제발전과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민주주의가 없는 곳에 올바른 시장경제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또한 시장경제가 없으면 경쟁력있는 경제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한국의 개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이러한 개혁을 조속히 마무리함으로써 전통산업과 정보산업, 생물산업을 삼위일체로 발전시켜 세계 일류경제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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