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증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주식시장이 '게걸음 장세'를 보이고 있다. 큰 폭의 등락없이 지수가 소폭으로 움직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를 두고 증시전문가들은 주식시장 전반에 더 이상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심리와 함께 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뒤섞인 탓으로 분석하고, 투자자들은 살얼음을 걷는 듯한 신중한 투자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 '오리무중' 주식시장
증시에 깔린 불안심리를 단적으로 보여 준 것이 지난 6일의 장세. 이날 증시는 미국 나스닥 급등을 재료로 장중에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 코스닥지수는 3포인트 이상씩 폭등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나스닥 선물지수가 떨어지면서 개인들의 팔자 물량이 쏟아져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0.93포인트, 코스닥지수는 0.58포인트 오르는 것에 그쳤다. 허약한 증시 체력이 그대로 드러난 것은 물론 지속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심리를 보여준 장세였다.
현재 증시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외국인투자가의 선물포지션에 쏠려 있다. 외국인들의 선물 매매방향에 따라 시장이 일희일비하는 외국인선물주도 장세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 선물이 현물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현상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왝 더 독'(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 장세로 규정하면서 시장에 내재된 불안심리로 인한 현상의 하나로 지적하고 있다. 또한 최종부도로 인해 휴지조각이 될 뻔한 동아건설 주식이 보물선 발견 소식으로 폭등세를 나타내는 것도 재료에 목말라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증권이 최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 대한 향후 6개월간의 투자의견을 기존의 '중립(Neutral)'에서 '비중축소(Underweight)'로 하향조정, 주목을 끌고 있다.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증시의 상승 가능성은 더욱 감소하고 추가하락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며 "추가적인 악재출현으로 주가는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거래소지수는 500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기금에서 투입한 자금을 제외하면 시장의 총 신규유입자금이 감소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증시의 향방이 불확실할 때엔 쉬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 하지만 그동안 주식에서 크게 손해 본 투자자들로선 시장을 떠나는 게 쉽지 않다. 현재 시장에 참여하려면 투자기간을 길게 가져가기 보단 짧게 끊어치는 자세로, 시장의 흐름에 민감하게 대응할 것을 증시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황소의 '뚝심'보단 여우의 '꾀'가 요구된다는 얘기다.
최근 장세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증권사에서 내놓은 투자 유망업종 및 종목이 제각각이라는 점에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증권사 등의 유망종목이나 자료들은 투자의 '참고사항'이란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투자자 스스로 증권사의 유망종목이나 자료 등을 조목조목 따져본 뒤 투자종목을 선택하고, 투자했다가 주가가 떨어질 경우엔 미련없이 손절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대우증권은 최근 유가의 하향한정 추세에 따라 항공 및 육운, 해운업체와 화학 및 화섬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유가가 당분간 급격한 반등세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 하향안정 수혜종목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이들 종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연말을 앞두고 12월 결산법인들에 대한 배당투자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배당률이 높고 지난 3/4분기까지 누적실적이 좋은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게 될 경우 낙폭과대인 IT(정보기술) 관련주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주목할 만하다.
일부에선 최악의 주가를 기록한 IMF 시기에 비해 실적은 좋아졌지만 주가는 낮은 저평가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신규등록종목 중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거나 저평가 상태인 종목에도 관심을 둘 것을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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