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수상소감 회견

입력 2000-12-11 00:00:00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9일 오후(한국시간) 노벨위원회 주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노벨위원회와 노르웨이 국민들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모두 발언을 통해 "오늘의 이 영광을 지난 40년동안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남북한간의 평화와 화해협력을 위해 변함없이 성원해 주신 한국 국민 모두에게 돌리고자 한다"면서 "아울러 이 상은 전세계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친구들의 성원 덕택"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특히 김 대통령은 "노벨상은 저에게 더욱 큰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과 세계에서의 인권과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서 더 한층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문은 노르웨이측 통역이, 김 대통령의 답변은 청와대 통역이 각각 담당했으며 회견장에는 한국인 입양아 출신의 노르웨이 TV2 소속 여기자가 한국말로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합니다"고 인사했다.

다음은 김 대통령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공동수상했으면 좋았다고 생각하는가. 또다음 단계 통일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같이 받았으면 참으로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일은 지상과제이지만 현단계에서는 남북간 교류와 평화협력이 중요하다.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것과 노벨 평화상을 받는 두가지 꿈이 있었다고 알고 있다. 이 두가지가 실현됐는데 또 무슨 꿈이 있나.

▲아직 한반도의 평화정착이 완전히 이뤄지지 못했다. 노벨상은 한번 받으면 끝인 올림픽 금메달과는 달리 더 큰 부담이 주어지기 때문에 계속 노력해 나갈 생각이다.

-북한에서 노벨평화상 축하전문이나 인사가 있었는지. 또 통일은 김 대통령생애에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간접적인 축하의 말은 들었지만 공식적 축하는 없었다. 일생을 통일을 위해 헌신했고 그래서 어려운 고비도 넘겼지만 임기중 통일을 성취할 것으로 기대하지는않는다. 그러나 언젠가 통일이 이뤄질 것이라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

-한국에는 다양한 종교가 있는데 북한과 교류를 지원할 생각은. 또 아시아 지도자로서 중국이 바티칸을 독립국가로 인정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의향이 있는가.

▲한국에는 종교들간의 관계가 매우 좋다. 예를 들어 가톨릭을 포함한 불교, 민속종교 등 7대 종교가 내가 귀국하면 노벨상 축하 미사를 서울의 대성당에서 드리기로 돼 있다.

남북 종교간에는 충분히 교류가 되고 있지는 않으나 북의 종교계와 대화를 하고있으며, 남북한 종교간의 교류가 진전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문제는 장쩌민(江澤民) 주석을 만나 교황청의 관계개선 희망을 전했고, 장 주석에게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를 말했다.

-한반도 평화조약을 위한 4자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아는데 언제쯤 평화협정이 될 것인지, 2002년쯤이면 될 것으로 생각하나.

▲언제쯤이 될지는 확실히 답하기 어렵다. 4자회담 제의에 대해 미·중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답하고 있다. 북한에 대해 이 문제를 제기하려고 한다. 북한은 평화협정을 미·북간에 맺어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이를 찬성하지 않는다.

-평화상 수상 이후 남북 관계가 어떻게 조정될 것인지, 북한이 평화상 수상에 부정적인데 이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북한이 부정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공동수상이 좋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북한도 우리 동족이 받아 기쁘다는 말을 전해왔다.

이번 노벨상을 받게 된 것은 인권 뿐 아니라 남북회담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를 (전세계의) 절대적이고 가장 큰 이슈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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