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2000-다시 원점, 결국 정치권으로?

입력 2000-12-09 14:25:00

부재자표 무효소송 기각

미국 대통령 선거 플로리다 선거인단 선출권이 주 의회에 의해 행사되거나, 그마저 선거인단 선출에 실패해 연방 의회로 사안이 넘어 감으로써, 미국이 대선을 둘러싸고 정치적 분열에 휩싸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한국시간(이하) 9일 새벽 플로리다 주 대법원은 수검표 결과 인정 및 나머지 논란표에 대한 즉각적인 수검표 재개를 명령, 다시 고어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부시측은 즉각 연방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로써 유권자 투표를 통한 승자 확정에 실패한 이후 법정 다툼조차 승자를 가리지 못할 위험에 처했다.

법정 시비가 오는 12일까지도 가려지지 못할 경우 선거인단 선출권은 주 의회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이에 발맞춰 주 의회는 9일 새벽 2시 특별회기를 개회, 부시측 선거인단 25명 추천 결의안을 상하원 특별위원회에 각각 상정했다.

한편 9일 새벽에 있은 부재자 투표 무효 여부 판결에서 순회법원은 부시측의 손을 들어 줬다.

◇재검표 즉각 재개 명령=주 대법원은 9일 오전6시 논란을 빚고 있는 표에 대해 즉각적인 수작업 재검표를 명령하고, 시한 내에 보고되지 못했던 팜비치의 추가 재검표 결과도 합산토록 판결, 패배의 벼랑 끝에 몰렸던 고어 후보에게 한 줄기 서광을 안겨 주었다.

주 대법원은 고어측 수검표 요청을 기각했던 샌더스 솔스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 판사 결정을 4대 3의 아슬아슬한 다수결로 뒤엎었다. 이에따라 데이드 카운티의 '논란 표' 9천여장을 즉각 재검표하고, 다른 카운티들에 대해서도 개표에서 제외됐던 표를 재검표토록 허용했다.

또 팜비치 카운티가 수검표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 정부에 의해 합산이 거부된 215표, 데이드 카운티의 부분적인 수검표로 얻은 168표 등을 고어 득표에 합산토록 명령했다. 이 명령이 실행되면 부시의 우세는 당초 주 정부 공식 집계에서 나타난 537표에서 154로 줄어들게 된다.

주 대법원 대변인은 9일 오전 6시쯤 성명을 발표, "시간이 관건이므로 재개표는 즉각 착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시측은 이에 반발해 연방 대법원에 또다시 상고, 법정 다툼은 앞으로도 당분간 더 계속될 전망이다.

◇부재자 투표는 유효=세미놀 및 마틴 카운티 소송을 각각 심리했던 니키 클라크 판사와 테리 루이스 등 리언카운티 순회법원의 두 판사는 한국시간 9일 새벽 4시20분쯤 공동 성명을 발표, "두 법정은 부재자 투표지 신청 과정에서 부정이 개재됐지만 투표지의 신성함과 선거의 본질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선거 결과는 투표자들의 의지를 완전하고도 공정하게 표현했다"고 판정하고, "원고측이 요구한 시정 조치는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주 의회 특별회기 시작=플로리다 주의회 상하원은 대통령 선거인단 선출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특별회기를 9일 새벽 2시 개회, 각각 소속 특별위원회에 부시 후보 지지 선거인단 25명 추천 결의안을 상정했다.

의회는 그 뒤 곧바로 휴회에 들어갔으며, 한국시간 12일 새벽 3시에 회의를 속개키로 했다.

외신종합=박종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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