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시 논술대비용 책요령만 가르쳐 개선을

입력 2000-12-08 15:28:00

대입시를 치르고 논술준비에 진땀을 흘리고 있는 아이에게 논술용 책을 사주려고 서점에 갔다. 우선 이렇게 많은 책들이 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책들이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한눈에 봐도 장삿속만 앞세운 날림들이 너무 많았다.

책제목부터가 일주일에 끝내는 논술, 한 권으로 끝내는 논술, 논술 완전정복 등 마치 한 권만 보면 논술시험을 완전무결하게 치를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천편일률적으로 맞춤법, 띄어쓰기, 문단 나누기 같은 것만 설명돼 있는 것도 있었고 감점 안 당하는 요령만 잔뜩 써 놓은 것도 많았다. 어떤 것은 경어와 조사 붙여쓰는 법으로 책의 절반을 꾸며 놓았다.

또 책 첫머리부터 시험은 테크닉이다. 기술을 터득하면 시험이 보인다. 논술도 지름길이 있다는 식으로 가르치고 있었다. 논술은 하루아침에 요령으로 터득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책을 읽고 신문도 보고 나름대로 지식과 논리적 사고를 갖춰야만 되는 건데도 이런 날림들이 판치는 것은 논술에 목이 탄 수험생들을 노리고 책만 팔아먹겠다는 얄팍한 장사꾼 수법이다.

출판사 측에서는 독창적인 논리적 사고를 길러주고자 하는 논술고사 본래 취지와는 상관없이 점수 따는 기계로 만드는 책들은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학에서도 이런 요령꾼이 쓴 논술은 철저히 가려 제대로 채점해 주기 바란다.

이은숙(대구시 도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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