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의회가 선거인단 선출을 위한 특별회기 개시를 선언하고 주 대법원은 '마지막 재판', 리언카운티 순회법원은 '부재자 표 무효 여부 재판'을 진행했던 한국시간(이하) 7, 8일, 미국 플로리다 현지에서는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한국시간 8일 0시쯤 시작돼 한시간여동안 계속된 주 대법원 심리에서 고어측은 "대통령 선거의 진정한 승자를 가리기 위해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데이드·팜비치의 1만4천표를 수작업으로 재검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이스 변호사는 "순회법원의 샌더스 솔스 판사가 수작업 재검표 청원을 기각한 것은 법적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시측 리처드 변호사는 "수작업 재검표 요구를 기각했던 순회법원의 판결은 올바른 것"이라며 "주 대법원은 수작업 재검표 문제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열린 부재자 투표 관련 2건의 소송 심리에서는 이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고어측 변호인과 부시측 변호인들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문제의 핵심은 세미놀 및 마틴 등 두 카운티의 부재자 투표 신청지에 컴퓨터의 실수로 인해 투표자의 일련번호가 많이 빠져 있었던 것. 주 법은 이 일련번호 없이는 신청지가 발송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에 소송 제기자인 민주당원 측 변호인은 "투표일 이후에 공화당측 요청에 따라 투표자 일련번호를 적어 넣도록 허락했다"는 카운티의 선거감독관 증언을 인용, 부재자 투표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선거 감독관은 "공화당 관계자 2명이 일련번호를 적어 넣은 투표 신청지는 다른 상자에 따로 보관됐으며, 투표일 7~10일 전에 민주당측이 이 문제와 관련해 항의했다"고도 증언한 것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부시측 변호사는 "민주당의 소송은 일련번호 기입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세미놀 카운티 주민 1만5천명에 대해 응징 조치를 취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세미놀 카운티 문제를 다룬 니키 클라크(48) 판사는 여성 및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1993년에 주 순회법원 판사가 된 기록을 갖고 있으며, 민주당원이면서도 중립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달에 고등법원 판사 후보에 올랐다가 젭 부시 주지사에 의해 거부되고 순회법원 판사로 다시 지명됐다.
이로인해 부시측에 반감을 가졌을 가능성 때문에 공화당측은 이번 재판을 맡지 말도록 요구했으나 고등법원은 담당 판사로 지명했다.
○…선거인단 선출 시한이 오는 12일로 임박하자 민주·공화 양당은 플로리다 주의원과 다른 주에서 이미 뽑힌 선거인 등의 관리에 매달리고 있다.
주의회 경우 공화당이 하원에서 77대43, 상원에서 25대15석으로 우세하지만 선거인단 지명을 신속히 하기 위해서는 민주당 의원의 추가 동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법정 다툼 때문에 유권자에 의한 선거인단 확정이 불가능해질 경우에 대비, 공화당은 8일 특별회기를 소집해 13일까지 선거인단 지명을 끝낼 계획.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이 논쟁을 벌이고 나올 경우 시간을 허비, 법정 시일인 18일까지 선거인단을 선출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의사진행 과정을 대폭 생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상하원 의석의 3분의 2 이상 지지세력 확보가 필요하며, 그러려면 상원에서 2명, 하원에 3명 등의 민주당 의원 동조가 필요하다. 이에따라 비교적 보수적인 주 북부 출신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민주당은 의석수 비율 등으로 선거인단을 쪼개 갖거나, 시간을 끌어 플로리다 선거인단의 의회 선출을 무산시키는 쪽으로 대응책을 구사하고 있다. 주 의회조차 선거인단을 못뽑게 되면 고어가 유리해질 수 있다.
외신종합=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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