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런 일도 있습니까"
대구지검(검사장 김진환)이 8일 보일러 관의 녹을 염산으로 씻은 뒤 발생한 악성 폐수를 몰래 버린 업자 등 13명을 단속해 유사사례가 있는지 문의하자 환경부 관계자는 금시초문이란 반응을 보였다.
전국 수천개소에 이르는 보일러 세관업자들이 처리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발생한 폐수의 절반 이상을 몰래 버려 연간 1천만t(검찰 추정)을 웃도는 악성 폐수가 국토를 오염시켜왔으나 환경부는 그런 사실조차 몰랐던 것.
검찰은 폐수위탁처리서를 팔고 산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대구시내 9개업체 20개 건물을 수사하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호텔 아파트 대형빌딩 목욕탕은 물론 관공서까지 보일러를 희석 염산으로 청소한 뒤 발생한 폐수의 절반 이상을 단 한 건물도 예외없이 그대로 버려온 것. 단독 주택을 제외한 모든 건물의 보일러는 한국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매년 1차례 에너지효율성 검사를 받아야 하고 이때 보일러에 낀 녹이 주요 검사 항목이라 건물마다 400만~500만원씩 주고 세관업자에게 용역을 의뢰한다. 이때 세관업자들은 톤당 7만~13만원인 폐수 처리비용을 아끼기 위해 일부(10~50%)만 지정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해 정상처리, 근거 서류를 갖추고 나머지는 버려 이속을 챙겨온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문제는 버려진 폐수가 강 산성으로 중금속이 함유된 지정폐기물이란 점. 물로 희석시킨 염산용액의 농도는 3~7%로 측정결과 수소이온농도(PH)가 0.86~1.07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PH 2 이하는 지정폐기물로 분류해 특별관리하며, 따라서 이들이 버린 폐수는 인간과 동식물에 치명적인 수준이며 하천에 그대로 방류될 경우 물고기 집단폐사의 원인이 되고 수중식물을 고사시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환경당국은 이같은 실상에 대해 까막눈이나 다름없어 업자들은 주저않고 맹독성 폐수를 버려왔다.
ㅈ특수산업 최 모(40)씨는 남구 대명동 ㅈ맨션의 보일러를 청소하고 무려 폐수 12톤을 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또 ㅍ엔지니어링 공 모(41)씨는 섬유회관의 보일러를 세척하고 폐수 3톤을 무단 방류했다.
사건을 수사한 정상환 검사는 "이같은 엄청난 양의 악성 폐수가 매년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감짝 놀랐다"며 "이번 단속이 환경부가 폐수관리체계의 허점을 보완하는 계기가 되기를 요망한다"고 밝혔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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