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권노갑 최고위원과 정동영 최고위원은 카메라에 둘러싸여 악수를 나눴다. 두 사람은 "당이 분열해서는 안된다"(권노갑) "충정을 알아달라"(정동영)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두 사람의 악수로 "정치적 패륜아"라는 극언까지 나온 '권노갑 퇴진론' 파문은 일단 봉합됐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의 갈등이 완전 사라졌다고 믿는 여권 인사는 거의 없다.
◇화해 아닌 화해=당 안팎에서 두사람의 '화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없다. 다만 "김심(金心.김대중 대통령) 때문에 확전을 경계할 뿐"이라는 시각이 절대적이다.
동교동계 2선 후퇴론을 계기로 민주당 역학구도는 일단 외부로 드러났다. '친권(親權)파'와 '반권(反權)파'에 386세대와 진보세력이 중심이 된 소장파가 가세하는 양상이 큰 줄기. 여기에 당정쇄신과 차기 대권 재창출을 내세운 군소 계파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게 여권 인사들의 분석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당정쇄신론과 퇴진론 이후 당권 및 대권에 대한 당내 계파간 입장 차이가 표출된 만큼 두 최고위원의 악수는 결코 화해가 아니다"고 보고 있다.
◇계속되는 여진=당 지도부의 파문 조기수습 방침에도 불구, 7일 김근태 최고위원이 다시 "현 위기를 가져다 준 당지부와 청와대, 정부관료들의 총체적 쇄신"을 거듭 촉구하며 정 최고위원 주장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나아가 "지금의 위기를 동교동계 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주요한 책임이 논의돼야 한다"고 당의 봉합시도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앞서 권 위원을 지지하는 당직자 50여명이 정 위원을 성토하며 면담을 요구하는 소동이 빚어졌고 회의중에는 정대철 최고위원과 이해찬 정책위의장이 연내 국가보안법 개정방침을 두고 마찰을 빚다가 이 의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등 내진(內震)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당정개편은 새로운 갈등의 시작=정치권에서는 "동교동계 2선후퇴론으로 촉발된 민주당내 갈등은 김 대통령이 당정쇄신책을 내놓을 때까지는 일단 숙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당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탓에 어느 누구도 섣불리 확전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당정쇄신론의 파장이 어디로 튈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게 정설이다. "김 대통령의 당정쇄신 방안이 당내 모든 정파간 이해를 충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당정쇄신이 국정 전반의 시스템 개편과 당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김심'을 이반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당정 개편 자체가 새로운 갈등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