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I코리아 대표 진승현(27)씨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흔적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지만 정작 비자금의 실체를 밝혀줄 결정적 물증이드러나지 않아 검찰이 속을 태우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5일 "여러가지 억측이 나돌고 있지만 현재까지 진씨측이 정.관계로 비용으로 조성한 비자금으로 확인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진씨의 비자금과 관련해서는 100억설, 125억설, 400억설, 수백억설 등 갖가지 '설(說)'이 난무하고 그 근거로 각종 제보와 진술이 뒷받침되고 있지만 검찰수사에서 확인된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검찰주사보 출신 브로커 김삼영(42)씨는 일부 언론과의 접촉에서 "진씨가 검찰에 압수된 MCI코리아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속에 든 입출금 내역에 '100억원이 빈다'며 걱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검찰조사에서 함께 구속된 국정원 출신 MCI코리아 전 회장 김재환(55)씨로부터 이 말을 전해들었다고 진술했으나 김재환씨는 "7월 이후에 회사에 왔고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아 자금관계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브로커 김씨는 "김재환씨가 추석을 전후해 관계기관에 거금을 찔러줬다"고 진술하기도 했으나 추궁이 계속되자 "감(感)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한발 뺐다.
검찰은 브로커 김씨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본 결과 신빙성이 없다는 잠정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관계자는 "100억설은 증권가 루머로 떠도는 '여권실세 80억, 검찰고위간부20억 제공설'과 아귀가 맞아 떨어져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MCI코리아에서 압수한 하드디스크 원본을 일부 복원하는데 성공했으나 자질구레한 입출금 장부외에 로비자금 내역이 담긴 비밀장부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금 125억설'은 금감원의 한 간부가 모 야당의원실에 들러 한스종금 특검결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또한 검찰은 부인하고 있다.진씨가 화의절차가 진행중인 한 건설업체를 통해 4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첩보도 진씨 출두직전 검찰에 접수됐으나 수사팀은 "음해성 제보일 수도 있다"며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해당 건설업체측은 "열린금고에서 45억원을 대출받은 게 전부"라며 "진씨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MCI코리아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애초 진씨가 한스종금 인수과정에서 조성한 비자금으로 알려졌던 20억원이 신인철 전 한스종금 사장에게 건넨 커미션으로 밝혀진데다 MCI코리아 압수수색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여서 열린금고와 리젠트종금 등에서 나온 대출금 행방추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계좌추적을 통한 자금흐름 파악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장 진씨 비자금의 실체가 드러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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