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백악관이 보인다

입력 2000-12-05 14:49:00

플로리다 주 미국 대통령 선거가 5일 있은 잇단 판결로 중대한 가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음 법정 공방은 주 대법원에서 다시 벌어질 예정이나, 주 대법원은 판결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연방대법원이 사건을 주 대법원으로 환송하고 고어측도 순회법원 항소 소송을 주 대법원으로 다시 가져 갔지만, 연방 대법원이 주 대법원의 판결에 하자가 있음을 선고하고 이를 무효화하기까지 함으로써 주 대법원은 운신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방 대법원은 5일 새벽 플로리다 주의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최종 집계에 포함시키도록 했던 주 대법원의 판결을 무효화 했으며, 그 5시간 뒤 플로리다 주 리언카운티 순회법원도 수작업 재검표 허용을 요구한 고어측 소송을 기각했었다.

◇연방 대법원 판결=판사 9명은 예상과 달리 만장일치로 7쪽짜리 판결문을 채택, "주 대법원이 어떤 근거에서 대통령 선거 개표결과 보고 시한을 연장해 최종 집계에 포함시키도록 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 "주 대법원의 판결은 무효"라고 판시했다.

판결문은 "우리는 주 대법원의 의견을 재검토한 결과, 그 결정의 정확한 근거가 상당히 불분명함을 발견했다"고 밝히고, "따라서 사건을 하급 법원으로 반송해 이러한 견해와 모순되지 않는 추가 절차를 밟도록 한다"고 명령했다.

구체적으로는 주 대법원이 미 연방 헌법에 따른 주 입법부의 권한을 주 헌법이 어느 정도까지 제한할 수 있다고 보는지, 선거인단 선거와 관련한 분규는 선거일 이전에 시행된 선거법을 토대로 판단토록 한 연방법을 주 대법원이 고려했는지 등이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방 대법원의 이 판결은 플로리다 주 투표 결과 부시가 고어 보다 더 얻은 표가 지난달 26일 공식 인증된 537표가 아니라, 그 전인 17일 자정 마감된 부재자 투표를 포함한 개표 결과인 930표임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주 대법원 후속 조치=플로리다 주 대법원은 연방 대법원이 판결의 재심을 명령함에 따라 4일 회의를 열어 재심 진행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법원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연방 대법원은 미국의 최고 법원이며 우리는 최고 법원의 지시를 무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언 카운티 법원 판결=순회법원은 한국시간 5일 오전 6시45분쯤 재판 결과를 발표, 팜비치.데이드 등 2개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를 계속토록 해 달라는 고어측 요구를 기각했다.

샌더스 솔스 판사는 "추가 수검표를 해도 선거 결과가 바뀔 것이란 신뢰할 만한 통계적 증거가 없다"며, "원고(고어측)는 충분한 증거 요건을 제시하지 못했다" "개표 과정에서 어떤 불법성.부정직성.누락 등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판결 직후, 고어측 데이비드 보이스 변호사는 즉각 주 대법원 상고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고어측은 두 카운티에서 논란이 된 1만4천표의 수작업 재검표를 요구, 소송을 이 순회법원에 제기했었다.

박종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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