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당정쇄신 야 김빼기 작정

입력 2000-12-04 15:11:00

한나라당이 여권의 당정쇄신 움직임과 관련, 김빼기에 나서고 있다. 당과 정부를 쇄신한다고 연일 공언하고 있지만 결국 낡은 인사들이 재등용될 것이란 점 등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동교동계 중진을 비롯 몇몇 인사들의 등용설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이번 당정쇄신이 국민을 납득시키는 데 실패할 경우 정권이 무너질 것"이란 식으로 여권을 거세게 몰아세우고 있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여권의 당정개편에 연일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은 결국 그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임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여권이 특히 당정개편을 통해 한빛은행 및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 등으로 수세에 몰린 현 정국을 돌파한 뒤 정치권 사정국면을 유도, 야당을 압박해 나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 총재가 진승현씨 금융비리 사건과 관련해서도 "여당과의 이면 합의로 대충 넘어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서둘러 쐐기를 박고 나선 데서도 이같은 기류를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권철현 대변인은 3일 기자 간담회를 자청, "여권의 당정쇄신에 대해 여러가지 얘기가 떠돌고 있다"고 운을 뗀 뒤 "그 말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정말로 국가를 쇄신할 만한 사람들이 당정에 포진하는 게 아니라 낡은 세력이 다시 등장하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구체적으로 박지원 전 문화관광장관 재기용설을 거론하면서 "박 전 장관의 옷을 벗긴 한빛은행사건 국정조사가 아직 시작도 안된 상황에서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겠느냐"고 미리 못박고 나왔다.

또한 민주당 대표감으로 거론되는 총리 출신의 ㅇ씨를 겨냥, "과거 우리당 대선후보 경선 결과에 불복, 적의 품에 안긴 사람이 여당 대표를 맡는다는 설도 있는데 이 사람은 각료 추천권을 주지 않으면 대표를 맡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는 소문도 흘렸다.

장광근 부대변인도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 최고위원들간의 3일 청와대 만찬회의와 관련, "정국주도력 강화를 위한 다수세력 구축론을 제기했다는데 이는 망국에 이르는 죽을 꾀만 내고 있는 셈"이라며 "김 대통령은 자신의 눈과 귀를 가리는 이런 망국분자들부터 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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