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 드라마 시청률 경쟁 안방 달군다

입력 2000-12-02 14:00:00

SBS가 지난 달 22일부터 드라마 스페셜 '여자만세'를 쏘아보낸 이후 MBC가 이에 뒤질세라 같은 달 29일부터 미니시리즈 '황금시대'를 내놓으면서 MBC와 SBS의 수·목요일 드라마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양 방송사의 이번 수·목 드라마 대결은 여러 각도에서 경쟁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재미를 더한다. 소재와 주제면에서 가벼운 것(여자만세)과 무거운 것(황금시대)의 대결, 우리나라 최고인기 여자 연기자 2명(채시라·김혜수)이 각각 주역을 맡아 벌이는 '여걸 승부', 시대극(황금시대)과 현대물(여자만세)간의 다툼 등 '다각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

일단 2일까지의 시청률 집계를 살펴보면 '채시라를 내세운 가벼운 소재의 현대물'인 SBS의 '여자만세'가 한참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MBC '황금시대'보다 1주일 먼저 시작, 선점한 시청자들이 꽤 되는데다 채시라의 무르익은 '노처녀'연기에 몰입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탓.

전국을 대상으로 한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의 집계 결과, 양 방송사의 드라마가 본격 경쟁에 들어간 지난 달 29일의 경우, SBS의 '여자만세'가 시청률 28.7%를 기록해 공중파 프로그램 전체 순위 2위를 꿰찼고, 30일엔 전날보다 다소 떨어진 27.9%를 나타냈지만 전체 순위에서는 1위에 등극했다.

이 조사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MBC의 '황금시대'는 첫 방영일이었던 29일엔 13.7%를 보여 전체 순위 18위에 머물렀다가 30일엔 17.1%의 시청률을 보여 크게 약진(5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자만세'와는 10%에 이르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혜수·차인표·박상원·김선아 등 호화멤버를 내세워 일제 시대 민족계 은행의 설립에 성공하는 우리 젊은이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황금시대'도 결코 만만히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세다. 소재·주제, 배역 등에서 전혀 밀릴 것이 없다는 얘기다.

채시라냐, 김혜수냐, 그리고 좌충우돌하는 노처녀, 아니면 식민지 시대를 뚫고 굳은 의지로 일어서는 '대한 청년'의 이야기?. 시청자들의 손안에 든 리모컨은 올 겨울 더욱 바빠질 것 같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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