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천'드러낸 할리우드 히트작 속편찍기 골몰

입력 2000-12-02 14:06:00

할리우드가 힘에 부치는 모양이다.새로운 라인업 대부분을 속편으로 진용을 짜고 있다. 특히 내년도 제작영화 상당수가 속편이어서 2002년은 '속편의 해'가 될 전망. 큼직한 히트작의 속편들이 대거 개봉될 예정이다.

'터미네이터3''스타워즈 에피소드2''매트릭스2''원초적 본능2''에이리언5''고질라2''쥬만지2''언더시즈3''블레어 윗치3''베벌리 힐스 캅 4'…. 마치 속편들의 전쟁같은 해.

'터미네이터3'는 여자 터미네이터가 출연할 계획. 'T-2'의 T-1000 처럼 형체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사라지거나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 아놀드 슈왈츠네거와 에드워드 펄롱의 출연은 결정된 상태. 그러나 린다 해밀튼은 아직 미정이다.

감독은 제임스 카메론이 고사하는 바람에 '다이 하드'의 존 맥티어난에게 돌아갔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어마어마한 제작비. 이제까지 최고의 제작비를 기록했던 '타이타닉'의 2억 달러를 넘어서는 예산이 잡혔다. 아놀드 슈왈츠네거는 최근 TV 인터뷰에서 "내가 읽었던 시나리오대로라면 2억 5천만 달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매트릭스2'는 전편의 출연자들이 그대로 나올 예정. 특이한 것은 중국배우 제트 리(이연걸)가 출연할 예정이란 것. 감독은 전편의 워쇼스키 형제가 맡았으며 내년 3월 호주에서 촬영에 들어간다.

2003년에도 큼직한 속편영화들이 잇따를 전망. '인디아나 존스 4''리썰 웨폰 5'와 '미션 임파서블3'가 자리잡고 있으며 '다이하드 4', '록키 6''매드 맥스4'도 개봉된다.

이외 '쥬만지'의 조 존스턴 감독이 연출하는 '쥬라기 공원3'가 내년 7월 18일 개봉 예정이며 '매트릭스3''스타워즈 에피소드3''스폰2''스타트랙10' 등 최근 10년내 히트작들이 대거 속편으로 관객을 찾는다.

속편이 줄을 잇는 것은 히트작들을 뛰어넘을 만한 시나리오가 없기 때문. 상업영화에서 써 먹을 만한 이야깃거리가 거진 소진된 상태라는 것이다. 새로운 기획에 대한 부담을 속편으로 해소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그래서 할리우드에서는 '2000년대는 80년대의 화려함을 울거먹는 시대'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 특히 몇년 전부터 할리우드 수익이 소폭으로 감소하는 있는 것도 이런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테크놀로지가 작품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말이 이제 '테크놀로지가 흥행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말로 바뀌어야할 처지에 놓여있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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