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 기자

입력 2000-12-01 14:55:00

지난달 28일 경찰이 각종 악성 유언비어를 단속하겠다고 나서자 독자들의 항의성투고가 빗발쳤다. 독자들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다", "경제가 거꾸로 가더니 민주화까지 거꾸로 가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김희진(대구시 상인동)씨는 "국민의 정부가 이런 식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며 "나라가 이 모양으로 망해가고 있는 것은 유언비어 때문이 아니고 대부분 정부 탓이다. 그렇지 않아도 불경기와 사회혼란으로 국민만 피해를 보고 있는데 입까지 틀어막으려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정훈(대구시 산격동)씨도 "경제가 어렵고 권력형비리가 자꾸 터지는데 유언비어가 안 생기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며 "유언비어 단속대상은 죄없는 국민이 아니라 유언비어가 나돌도록 나라를 이 꼴로 만든 정부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의견도 많았다.

김진형(청도군 청도읍)씨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단속방침을 볼 때 한마디로 정권에 대한 비방을 막아보겠다는 한심한 발상이다"며 "잘못하면 경찰이 정부에 과잉 충성한답시고 무자비하게 수사권을 남용, 국민들을 괴롭힐 수가 있으므로 단속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형우(포항시 죽전동)씨는 "정부 비판을 봉쇄해 민심을 다스리자는 정부의 의도는 금융정책을 비난해도 단속하겠다는 방침이 잘 말해준다"며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유언비어가 나도는 근본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지 귀막고 입막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경찰력을 총동원해서라도 엄단하겠다는 말도 독자들을 화나게 했다.이정도(대구시 만촌동)씨는 "가뜩이나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마당에 유언비어 단속에 총동원할 경찰이 있으면 부정부패 사범이나 도둑 한명 더 잡아라"며 "경찰의 한심스런 작태를 보고 있자면 차라리 치안을 사설업체에게 맡기고 싶다"고 한심해 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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