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등급별 수능, 5월부터 수시입학,바뀐 2002년 대입제도 대혼란 초래

입력 2000-11-30 12:28:00

고교 2학년생들의 대학입시 전쟁이 시작됐다. 내년에는 5월부터 수시모집이 시작돼 1년 내내 복잡한 입시 미로를 헤맬 수밖에 없게 됐으며 새 입시제도에 대비한 진학지도, 학사관리 등에 대책이 전혀 없는 고교들도 대혼란에 빠졌다.

29일 교육부가 발표한 '2002학년도 대입 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고교 2학년까지의 성적만으로 뽑는 1학기 수시모집이 5월20일부터 한달간 실시되며 2학기 수시모집은 9월1일부터 12월6일까지 이뤄진다.

수능시험은 예년보다 1주일 정도 앞당겨진 2001년 11월7일 시행되고 정시모집은 4개 군(群)에서 3개 군으로 줄이는 반면 전형기간은 종전 6일에서 최대 18일까지 늘어나 다단계 전형과 심층면접 등 다양한 전형이 실시된다.

교육부는 수능성적을 총점 없이 9개 등급과 영역별 성적만 제공해 비중을 낮추는 대신 학생부, 심층면접 등 다른 요소의 반영비율을 높이고 특기와 적성을 존중하는 특별전형을 대폭 확대,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교 관계자들은 수험생 가운데 특별전형 대상자가 극소수에 불과한 반면 대다수 대학들이 수능성적을 영역별로 반영하고 내신성적은 평어(수, 우, 미, 양, 가)가 아닌 석차백분율로 반영할 것으로 보여 고교내의 석차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5월 수시모집에 맞춰 학생들은 1학기초부터 대학과 학과의 세부 전형방법을 알아보고 추천서, 수학계획서 등을 작성하느라 열을 올릴 수밖에 없고, 2학기까지 수시모집에 시달리다 보면 1년내내 교실분위기 혼란은 물론 학사관리 등에도 어려움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또 대부분 대학들이 심층면접을 강화, 사실상 구술고사로 시행키로 함에 따라 정보가 부족한 지방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 진학에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더욱이 개별 고교에서 구술고사에 대비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이를 노린 '구술 과외'가 신종 사교육으로 등장,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도 커졌다.

한 고교 연구부장은 "고2는 올 겨울에 당장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고 그에 맞춰 일찍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1년 내내 학생들을 입시에 시달리게 하는 제도가 교육을 얼마나 정상화시킬지 의심스럽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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