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게이트'에 대한 검찰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정당국의 고위간부가 진씨의 구명로비를 벌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큰 파문이 일 조짐이다.
'진승현게이트'에 대한 지금까지의 검찰수사결과를 보면 크게 3개항목으로 요약된다. 그 첫째가 열린금고 등에서 불법 대출받은 액수가 당초보다 약 2배인 2천억원 이상이나 늘어났으나 돈의 행방이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고 두번째가 이 과정에서 비자금이 지금까지 약40억원 조성됐으나 그 출처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세번째가 홍콩에 거점을 둔 'i리젠트'금융의 주가조작혐의의 진상이다.
이 모든 의혹의 주인공인 진씨는 이미 지난 9월 금감원조사 시점부터 출국금지된 상태로 국내에 잠적, 언론과의 간헐적인 휴대전화 취재에만 응하고 있으면서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이다. 또 MCI코리아의 자금담당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회사를 운영해온 유모 전대표와 김모 이사는 지난 8월말 일본 출국 또는 국내 잠적했다.
불법대출의 핵심인물인 열린금고사장 황규백씨도 진씨와 거의 같은 시기에 잠적했고 전 리젠트증권 사장 고창곤씨는 지난 8월말 홍콩에서 귀국한 후 잠적했다. 비자금조성의 열쇠를 대한방직 대주주였던 설원식씨도 홍콩으로 지난 8월말 출국했다가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검찰은 국감원이 그동안 조사한 것을 근거로 사건을 추적하고 있지만 사건해결에 결정적인 핵심인물이 없는 상태에서 더이상 수사의 진척을 이루지 못한채 사실상 진씨 등의 자수만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만약 이 사건이 이렇게 흐지부지된다면 검찰은 또한번 세찬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건 용의자 확보인건 검찰도 익히 알고 있을 터일텐데 이렇게 어수룩하게 했는지 자칫하면 검찰이 '방조 의혹'까지 살 우려도 있음을 직시, 핵심인물의 신병확인에 주력해야 할것이다. 물론 금감원조사과정에서 이미 잠적했다지만 그것도 결국 검찰이 미리 챙겨야할 금감원과의 공조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이런 와중에 사정당국의 고위간부가 질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에 진씨의 구명운동을 펴면서 압력성 로비까지 벌인 의혹이 제기돼 검찰수사는 설상가상이다. 국민적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에 감히 이런 모종의 로비가 있었던게 사실이라면 이건 보통문제가 아니다. 검찰은 이 로비의 실체가 누구인지 밝혀야 하고 불법성 여부도 따져 법적인 책임까지 물어야 할 사안임을 직시, 명쾌한 검찰의 조처를 촉구하지 않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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