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22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부시와 고어 진영은 지루한 법적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시간 12월 2일 0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열릴 미 연방대법원의 심리 결과가 나와 봐야 공방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부시와 고어 진영은 28일 각각 변호인단을 통해 연방대법원에 소송 논지를 제출, 본격적인 연방대법원의 심리 준비에 들어갔다.
부시는 대법원에 제출한 소송 개요서에서 대법원이 대통령 선거를 법률적이고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며 플로리다 주 대법원의 결정을 번복시킬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고어는 '근거가 빈약한 주장'이므로 주 대법원의 결정이 확정돼야 한다며 반박했다.
부시의 변호인단은 주 대법원이 대통령 선거에 관한 새로운 규정을 선언할 헌법상의 권한이 없으며 주 선거 관계자들은 주 법원의 개입을 받지 않고 업무를 추진하도록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어의 변호인단은 주 대법원이 주법에 의해 부여된 권한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고 옹호하고 "플로리다 주 선거 규정에 대한 주 대법원의 해석에 대한 논란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는 하지만 주법에 관한 사항으로 연방 법원에는 관할권이 없다"고 반박했다.
○…고어는 29일 자신이 이번 대선에서 최종 승자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수주일 후면 결과가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어는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자신이 백악관을 향한 도전에서 공화당의 부시에게 승리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2월 2일 열리는 대통령 선거 플로리다 주 수작업 관련 심리를 마친 뒤 녹음 테이프를 신속하게 언론기관에 배포하겠다고 28일 밝혔다. 대법원은 심리를 텔레비전으로 중계방송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일부 방송사들의 요청에 대해서는 거부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 판사는 천공자국이 불분명해 무효처리 된 데이드와 팜비치 카운티의 문제 투표지 수천장을 법원으로 보내라고 28일 명령했다.
그는 그러나 이 투표지를 수검표할 것인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판사는 고어 진영이 제기한 데이드의 1만표와 팜비치의 3천300표를 검표해 달라는 청원을 거부하면서 이 문제를 12월 2일 오전 9시 심리에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대해 고어측은 29일 플로리다 주 대법원에 항고했다.
○…고어측이 세미놀 카운티 부재자 표를 모두 무효화하기 위해 낸 소송데 대한 심리는 12월 6일 열린다. 만약 법원에서 무효처리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고어로서는 단번에 4천여표를 앞서게 된다.
하지만 이는 합법적으로 행사된 표까지 무효처리해야 한다는 것으로 '유권자가 행사한 모든 표가 합산돼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온 입장과 상반돼, 고어진영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부시와 고어 진영은 연설이나 회견장에 배치할 성조기 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연설이나 성명 발표시 성조기를 내걸어 대통령 당선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속셈.
부시는 지난 27일 플로리다 주 선거개표위의 최종집계 인증 후 텍사스의 주지사 집무실에서 당선 선언을 하면서 배경으로 성조기를 2개 내걸었으나 이날 체니는 기자회견 때 무려 14개의 성조기를 동원했다.
고어도 같은날 최종선거결과 인증에 불복하는 연설을 하면서 12개의 성조기를 달았고 리버먼도 회견시 성조기로 치장된 배경을 이용했다.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의 친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주 지사는 29일 선거인단을 직접 지명하려는 주 의회의 움직임을 환영했다.
부시 지사는 주 각의를 끝내고 기자들에게 의회가 별도의 선거인단 명부를 확정한다면 서명할 것이라고 말하고 "불확실성이 있는 경우에는 의회가 선거인단을 모색할 분명한 권한을 미국 헌법으로부터 부여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의회는 이날 특별회기 소집 문제를 다루기 위한 이틀째 청문회를 열고 법정공방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의회가 선거인단 지명권 행사 조건을 충족시키느냐에 대해 논란을 벌였다.
첫날 청문회에서 보수계 헌법학자 3명은 주 의회가 특별회의를 신속히 소집, 선거인단 선출 시한인 12월12일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