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아르, 개그, 스릴…. 최근 선보이는 뮤지컬들이 선택한 색다른 키워드들이다. '누아르(Noir)'하면 뒷골목의 총격과 사나이들의 의리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뮤지컬에 누아르를 접목시키면 어떻게 될까. 이 달 초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된 '러시(rush)'(김기승 작.연출)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갱스터뮤지컬로 '뮤지컬 영웅본색'이란 애칭(?)을 얻으며 인기를 끌었다. 뒷골목에 낀 자욱한 밤 안개와 짙푸른 어둠, 폭력과 액션 등을 형상화해 마치 영화처럼 무대 위에 누아르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러시'의 뒤를 잇는 뮤지컬들이 정직하고 정통적인 형태의 틀을 벗어나 다양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침체된 뮤지컬의 활로를 뚫고 관객들의 까다로운 기호에 맞추기 위해 뮤지컬이 퓨전을 통한 자가분열과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28일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중인 '스톰프'(Stomp)는 강렬한 비트의 리듬이 스릴 넘치는 뮤지컬이다. 공격적인 실험성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으로 미국 투어팀이 직접 내한해 공연한다.
'스톰프'는 다양한 소품을 이용한 소리와 역동성에 주안점을 둔 작품. 국내에서도 히트를 친 '난타'의 탄생 배경이 된 뮤지컬이다.
다음달 15일부터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되는 '염라국의 크리스마스'(백제현 연출)는 '개그콘서트의 뮤지컬 버전'을 표방하고 있다. 개그맨 백제현이 출연, 연출한 이 작품에는 경주문화엑스포 주제공연 '도솔가-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뮤지컬 스타 이정화를 비롯해 양성수 박은진 천병준 윤준하 등 뮤지컬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춤과 노래, 개그가 어우러진 새로운 장르의 개그 뮤지컬인 셈.이외 뮤지컬의 전설적인 작품 '올 댓 재즈'(11월 22일-12월 6일)와 '시카고'(12월 8일-17일)도 기존의 포맷과 다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드라마보다는 춤에 더 비중을 두었다. LG아트홀에서 공연중인 '올 댓 재즈'는 윤복희 주원성을 비롯 뮤지컬 배우 30여 명이 출연해 화려한 춤과 노래를 선사하고, '시카고'는 가수 인순이를 비롯, 허준호 윤희정 등이 출연한다.
이들은 뮤지컬 작품들은 모두 '지금껏 만난 뮤지컬은 잊어버려라'라는 말로 저마다 새로운 뮤지컬임을 강조하고 있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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