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빠진 낙동강 간담회

입력 2000-11-28 15:37:00

27일 오후 2시 구미상공회의소 4층 회의실.한나라당 구미지구당은 공단 입주 대기업, 구미시, 시민단체 등 200여명의 환경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낙동강 수계 물관리 및 주민지원 등 법률안에 관한 간담회'를 열었다.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구미)은 "낙동강 특별법이 정부원안대로 통과되면 경북은 규제강화에 따른 엄청난 피해를 입어야 한다"며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에게 '결사반대 입장'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일부 의원들은 "부산 사람들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급기야 경북 사람들을 '물'먹이는 법안"이라며 김 의원의 논지에 동조했다.

이날 LG.삼성.현대 등 대기업 환경관계자를 비롯한 간담회 참석자들은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낙동강 수계 물관리 특별법안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동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막상 간담회 석상에는 행사를 주관한 김 의원의 모습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지구당 관계자는 김 의원이 당차원의 낙동강 환경관련 회의에 참석키 위해 전날밤 급거 상경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측근은 김 의원이 일련의 낙동강 관련 발언으로 환경단체로 부터 '왕따'당하고 있다고 귀띔, 이날 간담회 불참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억측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어쩔수 없이 지역 대학의 모 교수가 간담회 발제자로 급조(?)됐다. 오염총량제 등의 논제로 열띤 토론의 장(場)을 기대했던 참석자들의 분위기가 갑자기 썰렁해졌다.

"바쁜시간에 초청해 놓고 이런 식의 간담회가 어디 있느냐","몇장의 자료만 내던져 놓고 낙동강 물관리를 운운한다니…" 등의 항의가 쏟아졌다.

결국 이날 간담회는 동문서답식 질문과 답변만 오가다 채 한시간이 지나지 않아 끝났다. 낙동강과 정치인,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가 곰곰이 되새겨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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