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시 경산 U대회 찬밥신세

입력 2000-11-28 15:43:00

대학도시를 자랑하는 경산시가 오는 2003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대학인의 제전 U대회에서 찬밥 신세다.

12개의 대학이 밀집한 경산시는 종합운동장, 실내 체육관 등 대회개최가 가능한 체육 시설이 빈약, 대구 U대회 각종 경기의 개최장소를 타지에 빼앗기면서 170여개국에서 참가하는 1만1천여명의 세계 대학인들에게 '경산'을 알릴 수 있는 호기를 놓칠 처지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U대회 개최에 동시 필요한 종목별 경기장 28개소의 선정을 위해 최근 경남.북 일원에 분산 유치 가능한 시설을 조사한 결과 종합운동장 사용이 가능한 곳은 구미, 경주, 포항, 영천 등이며 경산에는 경일대 실내 체육관(배구), 삼성 라이온즈 볼파크(야구) 등 2개소뿐이다.

또 영남대 체육관과 야구장, 대구가톨릭대 체육관은 각각 관중석이 없어 연습장으로밖에 사용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시 관계자는 "세계 대학 축제라는 U대회의 동질성 확보를 위해 대학이 밀집한 경산을 비롯 대학에 분산 유치를 시도 했지만 체육 시설이 아예 없거나 열악해 분산을 할 수 없었다"고 밝힌 후 "이 선정 결과는 내달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의 승인 절차를 남겨 두고 있다"고 말했다.

경산시는 지난 93년부터 하양읍 대조리 일대 6만3천평에 648억원을 투입, 공인 1종 규모의 종합운동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현재 편입 토지에 대한 보상 협의조차 끝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97년부터 경북도.경산시.영남대가 각각 100억원씩을 투자해 공동 건립을 추진해 오던 경산시 계양동 영남대 부지내 다목적 실내 체육관도 흐지부지해진 상태다상당수 경산 시민과 대학 관계자들은 "경산시가 추진하던 다목적 실내체육관이 착공 단계에만 있었어도 대구 U대회 분산 유치가 가능했을것"이라며 "대학 도시인 경산을 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호재를 살리지 못하는 경산시와 대학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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